[이성호]사라져 가는 소나무숲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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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사라져 가는 소나무숲을 살리자

[월요아침]이성호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04 20면
  • 이성호 충남도 농림수산국장이성호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소리 불변함은 우리기상일세.” 국민이라면 누구나 불러왔고, 앞으로도 불러야할 애국가 가사다.

 소나무를 보면 씩씩한 기상과 곧은 절개, 지조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것은 소나무가 문화ㆍ정서적으로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 이성호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 이성호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소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실로 다양하다. 약용, 식용, 건축용, 난방용 등.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이(李珥)는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송ㆍ죽ㆍ매를 꼽았고, 윤선도(尹善道)는 시조 오우가(五友歌)에서 벗으로 쳤다.

 속리산 법주사 입구에 있는 정이품송은 세조가 행차할 때 타고 가던 연(輦)이 소나무 밑을 지나자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연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게 했다고 한다.

 강원도 영월의 장릉(莊陵) 주위에 있는 소나무들은 마치 읍(揖)을 하는 것처럼 장릉을 향해 굽어져 있다. 이는 단종(端宗)을 애도하고, 충절을 표시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 소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1950년대 우리나라 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던 소나무 숲이 현재는 25%로 줄었다고 한다.

 소나무 숲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머지않아 소나무 숲을 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소나무 씨앗이 싹을 틔우려면 맨 땅에 떨어져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예전에는 농민들이 땅에 떨어져 쌓인 낙엽을 땔감이나 퇴비로 사용해 드러난 맨 땅위에 소나무 씨앗이 싹을 틔운 것이다. 농부가 소나무 2세를 키워내는 산모(産母) 역할을 했던 셈이다.

 지금은 예전과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낙엽을 땔감이나 퇴비로 사용하지 않아 활엽수의 낙엽이 잔뜩 쌓여 소나무 씨앗이 발아할 수 있는 조건을 원천 봉쇄한다.

 또, 쇠약해진 소나무 임지에는 활엽수목이 비집고 들어와 소나무 개체를 감소시키고,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의 손길이 사라진 소나무 숲은 대(代)가 끊기고 활엽수로 대체된다. 소나무 숲을 가꾸고 보호하는데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도에서는 소나무 숲을 살리기 위해 민선4기 특수시책으로 우량 소나무숲과 마을숲 등 ‘아름다운 소나무 숲’ 100개소(1,080ha)를 선정해 집중관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우리 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산림청의 ‘소나무 숲 생물다양성’ 증진 시범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30개소에 15억 원을 투자해 임지별 특성에 맞는 간벌ㆍ덩굴제거 등의 숲 가꾸기와 병해충방제, 토양개량과 비료주기, 피해목 시술 등의 보호·보존사업을 시행한다.

 모쪼록 이 사업이 사라져 가는 소나무 숲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후세에는 전국 최대의 고품질 문화재 복원용 목재생산기지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길 소망한다.

 아울러 산림청의 ‘소나무숲생물다양성 증진’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돼 소나무숲 육성·보호를 위한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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