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가정 지상주의자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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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가정 지상주의자에게 박수를

[시론]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30 21면
  • 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지갑이 얇든 두텁든 간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고민스러운 사람들은 일단 행복하다고 말해 두자.

일반화의 오류이자 논리의 비약임을 전제해 놓더라도 아이에게 자장면이나 동물원에 갈지, 부모님이 좋아하는 현금은 얼마나 드려야 할지, 선생님에게 감사의 전화 한 통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가장이자, 효자 효녀요, 괜찮은 학부모라는 형식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 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 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물론 여러 가지 사유로 형식상 가족이 해체됐거나 구성원에 머무는 사람들이 불행하다는 뜻이 결코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행사 많은 5월에 가정을 위협하고 위기에 빠져들도록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는 시대이다 보니 가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견하고 부러워서 하는 얘기다.

우선 가족해체의 도구인 이혼은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만 6천5백 건으로 2007년의 12만 4천 1백 건에 비해 7천5백 건(6.1%) 줄었으나 미국과 함께 OECD 국가 중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가 47.8%로 가장 많았고 경제문제(14.2%), 배우자 부정(8.1%), 가족 간 불화(7.7%), 정신ㆍ육체적 학대(5.0%), 건강(0.6%) 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사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복합적 요인도 작용한다.

이혼율이 높은 것이 명예인지 불명예 인지를 따지지 않고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본다 해도 우리나라 가정사에 커다란 변화가 있다는데 동의하리라 본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리얼리티를 내세워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이 토크쇼, 다큐멘터리, 재연 드라마 형식을 빌려 가족해체에 대한 실상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이른바, 솔루션 프로그램이 시청자층을 넓혀 가고 있잖은가.

이들 프로그램은 이혼에 따른 가족해체, 여성 또는 장애인, 어린이, 노인 학대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다소 선정적이고 원인 제공자, 혹은 가해자에 대한 무한 비난과 피해자에 대한 무한 응원이 비이성적일지라도 TV에 등장하는 실재 인물들을 역할모델 삼아 스스로 가정과 가족 구성원을 지키자는 대의명분을 압도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혼에 따른 가족해체로 고통받는 것은 아이들이다.

2008 청소년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와 아동학대 사례는 지난 2001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발생 유형별로는 방임이 2천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 학대 6백4건, 신체 학대 4백39건, 성 학대 2백49건, 유기 76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혼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뿐더러 정상적인 가정에서도 발생하는 것이라 해도 이혼과의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다.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 부부들이 50%대에 육박하고 이혼이 늘면서 재혼도 늘어 여덟 중 한 집이 재혼 가정이며 이에 따라 버림받는 아이들의 경우 지난 2002년에는 사상 최대인 1만 2천여 명을 넘어선데서도 알 수 있다.

아들이 무서운 사람들도 많아졌다. 노인 학대문제로 상담을 받는 노인은 지난 2005년부터 8만 2천 건(2008년 8월 현재)에 달한다.

학대 행위자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체 1천7백 92건 중 85.7%인 1천5백 36건이 친족에 의한 학대였으며 친족 중에서는 아들에 의한 학대가 9백 22건(51.5%)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딸의 학대가 2백 16건(12.1%), 며느리의 학대가 2백1건(11.2%)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이 아들이란 얘기이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손자, 자녀에 의한 노인 학대 사례도 32건(1.8%)이나 발생했다는 점이다. 부모의 부모에 대한 학대를 자식들이 배운 것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여기에다 부인 학대, 남편 학대 까지 따져 들기 시작하면 온전한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용한 일인지 실감할 수 있겠다.

문제의 심각성은 가정의 문제는 자식들까지 연결돼 이후 세대까지 계속 대물림하며 대인관계에 문제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사회안전망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곳곳에 널려 있는 이러한 가정의 위기와 위협을 극복하면서 가정을 지키려 안간힘을 쏟는 가장들에게, 지갑이 얇든 두텁든 간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고민스러운 것은 행복한 것이다고 말해주고 싶다.

5월, 이 한 달만이라도 가정 지상주의자에게 응원과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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