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 같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진료비 등의 차이로 서울 소재 병원을 선호하던 환자들이 지역으로 유턴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종합병원의 외래환자 및 입원환자 증가 추이에서 감지된다. 충남대병원 2007년 외래 환자는 2007년 64만 2774명에서 2008년 67만 1083명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3월까지 16만 9559명의 외래환자가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16만 4287명)에 비할 때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31만 8834명이었던 이 병원 입원환자 수는 지난해 32만 2357명으로 늘었으며 올 들어서도 3월까지 8만 1019명으로 지난해보다 3%가량 증가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도 이 같은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올 들어 3월까지 11만 2629명으로 2008년 같은 기간 10만 2979명보다 외래환자 수가 늘었다.
특히 하루 평균 환자 수는 지난해 말 1400~1500명이었던 것이 올 들어 1600~1700명 선으로 급등했다.
올해 3월 외래 환자 수는 4만 5560명이었던 건양대병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 4만 1448명보다 10% 증가했으며 2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할 때에는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을지대학병원도 올 3월까지 외래 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래 환자의 지역 유턴 현상이 빚어지는 원인은 진료비 차이 때문이다.
서울과 대전 소재 병원은 병원별, 진료항목별 차이가 있지만 검사비용, 특진비, 재료비, 입원비 등에서 15~20%가량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다 교통비, 숙박비 등 각종 부대비용까지 고려할 때 경기 불황 속 상경 진료는 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전성모병원 외과 김정구 교수는 “한국에서 수술 후 장단기 생존율 등 수술 질 차원의 비교에서 병원 간 지역 간 차이가 있다는 그 어떤 보고도 들은 바가 없다”며 “동일한 치료와 그 결과가 보장된다면 굳이 연고지를 떠나는 비용과 노력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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