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기 서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세상살이가 복잡다단해지고 초고속으로 사회가 변하다 보니 바쁘고 어려워서 투표에 참여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참정권을 별 가치 없이 여기고 내 일이 아니라는 무관심으로 보는 원인이 상당하다 하겠다.
설문조사에는 마지못해 투표하겠다던 층이 많다. 하지만, 실제 결과를 보면 참여하지 않는 층으로 나타난다.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풍조가 아닌가 싶어 마음 한쪽이 씁쓸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국가가 부강해야 우리의 권익도 커지고 우리의 참자유와 평화가 유지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과 일제 강점기,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 온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민족보다 애국심의 발로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대중 민주의의 병폐인 이중적 특성 때문에, 직접민주주의 위기를 자초할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곤 한다.
1987년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기 위해 무고한 희생과 국가존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격렬한 투쟁의 산물로 대통령의 직접선거를 이끌어 냈던 역사가 있다.
온 국민이 떨쳐 일어나, 민주주의를 외쳤고, 끝내 민주주의의 상징인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냈다. 그야말로 참정권은 오랜 투쟁의 산물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참정권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국민들의 참여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12월 제 17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63%에 머물렀고, 이어진 4월 제 18대 총선은 과반 미달인 46%를 기록했다.
시·도 교육감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직선제 전환 이후 치러진 부산교육감 선거가 15.35%, 서울 15.5%, 대전 15.30%였다. 지난 8일 실시된 경기교육감 선거는 12.3%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선거 무용론까지 대두하고 있다.
국민의 살과 피로 거둔 수많은 세금을 선거관리 비용에 사용하면서, 투표율이 10%대를 기록한다면, 선거 무용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낮은 투표율은 당선자의 정당성을 희석하고,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선거의 의미도 없어, 차라리 예전의 임명직으로 채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결국,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민주주의 터전을 잃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조그만 무관심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세상은 평화로운 천국의 형상이라 한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도록 잘못된 의식은 바로 잡아야 한다.
정치사회가 국민이 주인인 참된 민주주의로 가려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참정권이 바르게 행사돼야 한다. 참정권이 바로 서야 정치가 바라서고, 정치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설 수 있다.
이제 재외외국인들이 참여하고자 하는 투표 열망이 우리 내국인에게도 바람을 몰고 오길 바란다.
오는 4월29일은 재·보궐선거와 충남도 교육감 선거일이다. 유권자는 빠짐없이 참여하여 우리의 삶의 미래를 더욱 아름답게 가꿔나가기를 소망해본다.
‘투표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당신은 우리나라의 주인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구호가 우리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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