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중소제조업체인 A사는 “최근 고환율로 알루미늄의 단가가 급등한데다 대기업인 B사가 독점공급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경우 B사가 아니더라도 알루미늄에 대한 자체조달이 가능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은 B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원자재 조달의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이 업체는 알루미늄의 제조원가 비중이 50%에 이르고 있어 심각한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중소기업 C사는 “수처리재(PAC)는 운송단가가 높은 제품으로 과거 지역별 권역을 설정해 주로 중소기업이 납품해 왔으나, 최근 일부 대기업관련 업체들이 지역별 권역에 관계없이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간 출혈경쟁이 발생해 원가 이하로 판매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대기업 관련업체들이 제품의 다양성과 규모의 경제를 내세워 거래업체 판촉을 감행해 결국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영세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관련 업체들의 횡포에 합병되거나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 최근 경기침체와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지역 중소기업에 따르면 지난해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조치와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리는 등 지원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생산현장의 중소기업은 경기 및 내수부진 등으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등과 함께 대기업에 밀려 판로 개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지자체에서 지역 상품 팔아주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지역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은 대기업 제품에 가려 홀대를 받고 있다.
지역 중소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제품이 대기업 제품에 비해 품질 면에서는 전혀 밀릴 것이 없지만 브랜드의 인지도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지역 중소기업들도 예외 없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제도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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