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역 택시 승강장에서 시작된 대기 택시 행렬이 400m가량 길게 늘어서 코스트코 마트를 지나 서대전 가스충전소까지 이어졌다. 대기하는 택시들은 빌라 출입구는 물론 식당, 차량용품점 등을 가로막고 다음 차례를 기다렸다. 주변 주민들에 따르면 올 들어 대기 택시들의 줄이 유난히 더 길어졌다는 것.
때문에 이 구간에 소규모 업소들이 막대한 영업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차량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36)는 “작년만 해도 대기하는 택시가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길게 늘어서 가게 앞 도로까지 점령했다”며 “이런 택시들 때문에 가게에 오려던 손님들도 그냥 돌아가는 등 영업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55)는 “택시 기사에게 이곳은 영업하는 곳이니 차를 대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도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식으로 말을 해 다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이런 문제를 구ㆍ시청에도 얘기를 했는데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도 피해보기는 마찬가지다.
주민 C씨(50)는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줄지어 선 택시들 때문에 가기도 힘들다”며 “내 집도 맘대로 못 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대기하는 택시들의 사정도 딱하다.
택시기사 D씨는 “경기가 안 좋은데다 택시비도 올라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돌아다녀봐야 손님 태우기도 힘들다 보니 역이나 백화점 등에서 대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서대전역에 대기하는 택시들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전역처럼 순환형 택시 대기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행정당국에서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 교통과 관계자는 “대기하는 택시들에게 주ㆍ정차 단속을 하기란 사실상 힘들다”며 “대전역처럼 서대전역 광장에도 순환형 택시 대기소를 조성하기 위해 대전시와 코레일이 협의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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