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일본 게이오대학 객원교수,한남대 교수 |
구청, 도서관은 물론, 지하철전역에 붙어 있는 2016년 동경유치에 관한 표어를 보면 WBC의 사무라이 재팬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특히 올림픽에 관한 그들의 표어를 보면 자신감이 넘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즉, ‘일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표어를 보면 세계평화와 인류에의 공존이념인 올림픽정신에 건방진 섬나라 일본의 승부근성(?) 같은 분위기가 보인다. 전 세계가 불경기이지만 나름대로 경제대국인 일본의 인프라는 나쁘지 않게 인식되고 있으며 아소총리이하 전 관계자들이 오사카올림픽유치의 실패전략을 계속 방송하면서 자신 있게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가위원회의 동경시찰이 시작된 4월16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동경도지사의 역사인식이 거론되는 질문이 등장하면서 일본인 지도자의 평화에 대한 인식이 문제시 되고 있다.
이시하라는 이전에도 “한일합방은 조선인이 자의로 선택한 것이다.” “중국인들에게는 흉악한 범죄를 일으키는 유전자적인 요소가 있다.” “난징 대학살은 중국인들이 꾸며낸 사건”“일본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식민지에서 해방됐다”. “중국이 북한을 통합해야 한다”는 등 수많은 망언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한 우익의 대표적 인물이다.
수많은 공식행사의 마지막인 개최계획서의 설명후의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미디어가 질문에 나섰는데 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이 등장해서 일본인들을 긴장 시켰다. 질문은 ‘한국에서는 이시하라 도지사가 일본이 한반도 식민지 지배 당시의 잔혹행위를 부정하고 있으므로, 도쿄는 올림픽 개최지가 돼서는 안 된다 는 비판에 대해 의견을 묻자 이시하라는 ‘나는 한국 통치가 모두 정당했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그러나 비교의 문제이지만 유럽 선진국에 의한 아시아 식민통치에 비해서 일본이 오히려 부드러웠다고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첨단의 기술을 중심으로 환경선진도시와 환경을 배려한 올림픽으로 공립학교 전 교정을 잔디로 바꾸고 동경매립지를 숲으로 만든다는 2016년 동경올림픽은 세계평화이념과 이웃 아시아 국가들을 배려하지 못한 올림픽개최지로 인식될까 두렵다.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인류에의 공존을 주장하는 올림픽정신이 식민주의책임과 반성에 대한 사과는커녕 침략사실마저 왜곡시키는 이시하라의 사고로 왜곡될까 두렵고 또한, 세계인들의 잔치인 올림픽을 이끌 수 있는 이념과 가치관이 있는지 묻고 싶다. 올림픽은 돈 좀 있다는 국가와 도시의 잔치만은 아니고 세계적, 그리고 인류애적인 이념 아래 세계인들의 잔치가 될 수 있는 글로벌도시가 개최지로 선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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