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장자연리스트' 해당언론사 이중잣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종석]'장자연리스트' 해당언론사 이중잣대

이종석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23 20면
  • 이종석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이종석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조선시대 소설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당시 신분차별로 인해 의적이 되고 마침내 율도국이라는 이상향을 세우게 된다. ‘호부호형’하지 못한 답답함과 설움, 스트레스가 오죽했겠는가. 옛날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 이종석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 이종석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지난 6일 이종걸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장자연 리스트’에 있다는 언론사 대표를 공개했다.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언론사 대표가 누구인가 하는 점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비판과 감시 역할을 하는 언론사의 대표가 오히려 성접대, 성삽납 사건에 언급된 것 자체가 국민정서상 용납되기 어렵고 충격적인 일 아니던가.

그러나, 6일과 7일 이종걸 의원이 공개한 언론사 대표 또는 언론사의 이름을 실명으로 보도한 곳은 몇몇 인터넷 신문밖에 없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SBS는 이종걸 의원의 발언 사실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은 전국에 생중계되고 국회영상회의록에도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신 ‘해당언론사’ 또는 ‘00일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 해당언론사는 당일 각 언론사에 ‘실명을 적시하거나 혹은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할 경우 명예훼손행위에 해당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한다.

기성 언론들의 이러한 보도태도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무고한 피해자’를 예방하기 위한 신중함인지 이 해당언론사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그동안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보도태도에 비춰볼 때 전혀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진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폭로나 의혹제기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당사자들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던가. 비위 의혹이 아닌 경우에도 공직자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비난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조선일보는 광우병대책회의 활동가를 보석으로 석방한 판사와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이메일을 공개한 판사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남을 비판할때만 ‘국민의 알권리’를 적용하고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개인의 존엄성’이라는 이중잣대를 들이대서야 누가 납득하겠는가.

설상가상 조선일보는 자사와 자사의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 10일 이종걸 의원과 이정희 의원, 인터넷 매체 대표를 고소한데 이어 17일에는 이종걸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시민단체 대표 등 3명을 추가 고소했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는 온갖 실명이 등장하는 가운데 속도전을 방불케 하며 진행되고 있지만, ‘장자연 리스트’를 수사하는 경찰은 묵묵부답이다. 온 나라가 이 ‘해당언론사’의 눈치를 보며 호부호형을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야말로 전국민적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