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당시 산업일꾼 1만4천여명... 골목마다 활기로 넘쳐"

"85년 당시 산업일꾼 1만4천여명... 골목마다 활기로 넘쳐"

<반갑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 대전산업단지협회 박상돈(58) 관리부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23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 1·2산업단지는 차례로 조성된 1972년·1978년 이후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산업단지 면적, 왕복 2차로의 도로, 그리고 개중에는 공장까지 30여 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1만 4000여 명에 달하던 산업일꾼들은 4000여 명 수준까지 줄었다. 출근시간이면 볼 수 있었던 자전거 행렬도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다..

반면, 1·2 산업단지가 대전을 여기까지 끌고 온 성장의 심장이라는 자부심은 강해보였다.1980년 대전산업단지협회에서 산업단지 내 공장 관리 업무를 시작하면서 산업단지와 인연을 맺게 된 박상돈 부장(58)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취업을 위해 시골에서 형·동생 나란히 올라오던 시절
대전산업단지협회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5년 1·2 산업단지에서 일하던 정식사원만 1만 4000여 명 수준이었다.

당시는 시골에서 형이 먼저 올라온 후 기반을 닦아 시골에서 동생들을 끌어오던 시기였다.

그래서 산업단지 경계를 둘레에 판잣집처럼 슬레이트로 된 가옥에 형제나 남매가 나란히 사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전화기를 조립하는 한 업체는 100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기숙사에 통근버스까지 운행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통근버스는 일반 업체에서도 먼 곳에서 다니는 사원들의 복지차원에서 마련되지만 1980년대에는 일부 잘 나가는 업체에서만 준비할 수 있던 것이었다.

당시 경제성장에 힘입어 이곳 기업들의 영업실적도 좋아 인근 골목마다 활기가 넘쳤다.

대전산단이 생긴 후 주변에 식당가가 들어서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밤이면 근무를 끝낸 직원들이 음식 골목을 가득 메우곤 했다.

▲넓은 공장부지 나눠 쓰고 외국인 고용자 늘어나고
199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현재 공식적으로 대전 1·2 산업단지에 외국인 근로자는 250여 명 수준이다.

1·2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업체의 수는 195개까지 늘었지만 일하는 종사자는 오히려 줄어 4000여 명 정도 일하고 있다.

IMF를 겪은 이후 고용구조를 바꿔 기계를 도입하고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이 많이 줄어든 이유다.

박상돈 부장은 “34만 평에 195개 업체가 들어 있다는 것은 부지를 그만큼 좁게 쓴다는 의미다. 예전에 대규모 공장이 있던 자리에 현재는 기계조립업체 20여 곳이 입주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을 대표하는 큰 업체는 그만큼 줄은 반면 소규모 업체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

▲대전산업단지 연매출 2조 원, 대전산업의 주춧돌
도심과 떨어져 만들었던 대전산업단지 주변에 상가와 주택가가 들어서면서 산업단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단지가 악취저감 대책구역으로 지정돼 악취를 배출할 우려가 있는 기업은 이곳에 입주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환경정비차원에서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아파트형 상가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환경정비차원에서 녹지를 만들고 문화시설을 조성해야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 이러한 것들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또 산업단지가 조성된 지 30년이 넘다 보니 도로 및 기반시설이 낙후돼 최근에 생긴 산업단지에 기반시설을 뒤지지만, 이곳에서 연간 2조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수출한 상품이 벌어들인 돈이 4억 5900달러에 달한다. 박 부장은 “산업단지가 없는 도시는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은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며 “산업단지 역할이 그리 부각되지 않았지만, 대전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