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로 끝난 오르세미술관전과 IAC 관련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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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로 끝난 오르세미술관전과 IAC 관련 함수

<변상형 교수의 문화스펙트럼>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22 11면
  • 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
대전시는 세계우주연맹총회(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를 성공적으로 유치함에 따라 오는 10월에 열릴 ‘2009 대전국제우주대회’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인 뿐 아니라 시민 누구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적 성격으로 치루겠다는 의지는 벌써부터 국내 최초 우주인 이소연의 얼굴을 대전 곳곳에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전시민이라면 누구나 IAC 개최 이후 경제성장으로까지 성과가 이어져 개최국들 중에서 성공적 사례로 인정받기를 바라고 있다. 필자 역시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한 가지 떠오르는 궁금증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기억 한편에서 IAC하면 항상 함께 떠오르는 단어가 오르세미술관전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역의 모든 언론계는 입을 모아 IAC개최시 오르세미술관전도 함께 유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2007년 초반부터 연일 오르내렸던 이 소식은 분명 세계우주항공총회때 오르세미술관전시도 개최될 것으로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대전시립미술관장을 취재하는 기사에는 대부분 오르세전을 유치하려한다는 내용에서부터, 거의 성사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하는 것까지 다양했는데, 오르세미술관 대전展 준비논의가 본격화됐다는 등의 기사를 신문지상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약속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기대감도 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미술관인 오르세의 유명작품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들떴던 기억도 잠시, IAC홍보가 대전시 내 전역에서 본격적으로 터지고 있는 이때, 아무리 돌아봐도 오르세미술관에 관한 것은 왜 한 줄도 없는지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혹시 ‘전시가 날아간 것 은 아닐까?’하는 궁금증은 급기야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찾게 했는데, 역시 2009년도 대전시립미술관 전시일정에는 오르세에 관한 것은 일체 보이지 않았다. 오르세는 커녕 2009년에 실시하겠다고 작년에 발표했던 각종 전시일정도 상당부분 변경된 것을 보면서 나머지 전시도 과연 이루어지기나 할런지 언제 또 달라질 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계획은 단지 계획일 뿐인 것인가! 공적 약속이 이렇게 쉽게 바뀌어도 되는 것인지 이러한 처사는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을 텐데도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시민을 우습게 알아서인지 아니면 대전시립미술관 내부의 구조적 문제때문인지 반드시 규명해야할 일이라 생각되었다. 오르세미술관전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하기로 했던 수많은 전시일정들 중에서 불발탄으로 끝나버린 기획들 가운데 단지 한 가지였을 뿐인가? 대전시립미술관장의 능력부족이나 학예실의 한계와 문제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은 아닌가?

대전시립미술관의 전시 일정변경이나 폐기는 ‘미술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한마디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을 상대로 공약(空約)을 남발하고 해내지도 못할 전시기획을 마치 할 것처럼 화려하게 포장해 보도까지 하고 나서 사정에 따라 열리지 못했다는 말 한마디면 모두가 다 이해할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시민을 상대로 한 공적인 계획이라면 전시가 왜 이루어 지지 않았는지 정도는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기관장의 도리인 것이다.

오르세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대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는 헛된 장밋빛 기대감을 대전시민에게 불러일으킨 것도 문제였지만 이 전시의 기획의도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살펴보아야 한다. IAC에 오는 외국인들 중 상당수는 이미 오르세미술관에서 직접 대다수의 작품을 감상했을 가능성도 높다. 또한 과연 그들이 회의기간 동안 대전에 있으면서 오르세미술관전을 보고 싶어 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그들은 분명 한국적 특성과 대전만이 가진 지역적 특색을 보고 싶어 할 것이며 우리가 이를 보여줘야 함도 마땅한 일이다.

애초부터 오르세전은 기획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이제 더 이상 막대한 세금을 낭비할 허황된 기획이나 사대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해외미술관전은 유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로 올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자신의 치적을 위해 그런 것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대전시와 시립미술관은 지역미술계를 위해서 어떤 전시를 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진정으로 생각해야할 시점에 와있다. 지역민과 지역미술의 미래를 생각하고 책임지려하는 현명한 관장의 출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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