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그곳에 함께 쌓아뒀지만, 그냥 버리는 것 같아 왠지 기분은 찜찜했다. 박 씨는 “언제,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 홍보도 없어 그냥 쌓아두는 곳에 두었는데 길거리에 버린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대전지역 주택가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품들이 적절히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버려질 우려를 낳고 있다.
가정 폐기물에 대한 분리배출과 재활용이 활성화된 아파트단지와 다르게 일반주택 지역은 재활용을 위한 시설과 체계가 모두 허술하기 때문이다.
대전 5개 자치구에서는 현재 폐비닐이나 플라스틱을 투명 비닐에 담아 집 앞에 두면 재활용 업체에서 거둬가는 문전수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한때 골목골목에 재활용품 수거지점을 따로 지정해 거둬갔지만 주변이 지저분해지고 이에 따른 주민 민원으로 수거방식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재활용품을 거둬가는 차량이 골목까지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거해가는 장소와 요일·시간 안내도 없어 재활용품이 주택가 이곳 저곳에 며칠씩 방치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또 폐형광등과 폐건전지는 지자체에서 수거함을 따로 설치하고 있지만, 이 역시 주택가에서 찾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시 5개 자치구에서 폐형광등과 폐건전지 수거함을 설치한 지역은 주택과 아파트 사이에 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대전시 전체에 1600여개가 설치된 페형광등 수거함 가운데 주택가 설치량은 597개에 불과했다.
폐건전지함도 이와 비슷하다. 전체 439개를 설치한 한 자치구의 경우 주택가와 공공기관에 설치된 폐건전지함은 128개에 뿐이었다. 주택가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해도 막상 배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이와 관련 구청 관계자는 “주택가에서 재활용 수거함을 설치했다가 주민 민원으로 철거하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수거함을 운영하기 위해 주민들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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