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동북아 시대 문화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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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동북아 시대 문화소통

[문화초대석]송전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대전연극협회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20 20면
  • 송전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대전연극협회장송전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대전연극협회장
필자가 독일에서 공부할 때 가끔 대학의 한 구석에 설치된 동 아시아 연구센터 도서실을 방문하곤 했다. 간혹 신간 또는 철지난 한국문학 잡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야 인터넷이 아직 선보이기 전이었기 때문 실시간 매스컴을 접하기가 어려울 때였다. 그 도서실에 갈 때 마다 씁쓸했던 대목은 한국어로 된 문헌은 고사하고 독일어나 영어로 된 한국 관련 문헌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 송전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대전연극협회장
▲ 송전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대전연극협회장
기껏해야 아주 오래된 잡지 몇 권뿐이었다. 이에 비해 중국, 일본의 서적들은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었다. 엉뚱하게도 빨강색 양장본으로 제작된 김일성 전집 10여권은 돋보이는 위치에 세워져 있었다. 그것은 베를린과 같은 대도시의 대형서점에 가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동아시아 연구에 한국은 없었던 것이다. 그 대학 유학생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공부 열심인 외국 유학생들로 평가받는 한국 유학생으론 ‘쪽 팔리는’ 것이 분명했다.

신흥 경제대국인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세계문화 영역에서 뒷방 샌님 신세는 그러나 보기에 따라 무척이나 억울한 형편이다. 5000년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의 문화전통을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형편없이 기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것을 알리는 데 부족했기 때문이고 경제를 우선 도모해야 했기 때문에 이해 될 만한 처지였다. 사실 세계경제에 편입된 40년 만에 일인당 국민 소득 100불에서 2만 불에 도달하고 경제규모가 10 또는 11위에 도달한 것 자체가 문화전통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고 세계경제사에서 유래 없는 도약일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발 세계금융 위기가 온 세계를 뒤 흔들어 놓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볼 때 이제 동북아 국가인 한(韓)―중(中)-일(日)의 삼각관계는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경제규모면에서 세계 10대 국가 중 일본 2위, 중국 4위인 정황에서 보면 그렇다. 이는 비단 경제면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면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나 일본 문화는 이미 글로벌 수준에서 우리를 훨씬 앞서고 있다. 우리가 뒤쫓는 형국이니,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의 노력으로 이들과 연계된 동북아 삼각 문화권이 글로벌 차원에서 착근되게 하는 일이다. 이 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북아 3 국간에 소통이 자주 이뤄져야 한다.

오는 5월 9일부터 21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연정국악문화회관 등을 중심으로 제 4회 대전 시민연극 축전이 펼쳐진다. 이 축제의 취지는 대전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극단들이 준비한 다양한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여 시민들이 취향에 따라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또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평소에 갈고 닦은 기량을 공연장에서 뽐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별히 올 해는 일본 오사카에서 활동하는 고쿠라쿠 뮤지컬 컴퍼니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부부 만세』(대전문화예술의 전당 5월 9일-11일. 5회 공연)라는 작품이 축전 축하 특별 해외 초청공연으로 선보이게 된다. 일본 서민의 사랑 이야기를 서양의 연극 장르인 뮤지컬과 일본 전통 기예를 융합하여 빚어낸 작품이다. 대전 시민들이 많이 보아주시기를 기대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문화가 많이 가까워졌지만 순문화의 그것은 아직도 멀리 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동북아 3 국은 서로 불편하지만 서로 소통해야한다는 공동의 숙제를 열심히 해야 할 때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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