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보선 한국예탁결제원 대전지원장 |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의 적극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방경제 하에서는 내국자본 못지 않게 외국자본을 잘 활용해야 경제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금융시장이 자국만 독립된 구조가 아닌, 외국자본과의 복잡한 연관성속에서 구성되기 때문에 외국자본의 효율적인 이용이야 말로 한국 금융시장을 바로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외국자본의 한 형태이다. 오늘날 증권시장은 이러한 외국자본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중 하나이다. 경제상황의 호전이 예상되면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늘어나고 그 반대면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외국인 주식투자는 국내 증권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으로 성장했다. 그 투자상황은 매일 언론을 통해 공표되고 있고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지표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투자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경제상황 혹은 증권시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경제가 활황이고 증권시장 상승기에는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부정적 측면이 두드러진다.
즉, 외국인의 국내증권시장 참여는 증권시장의 활성화를 초래하고 증권시장의 활성화는 기업의 투자자금 조달을 촉진시켜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 반면,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경우 매도로 일관해 증권시세의 하락을 부채질하고 배당금의 대외송금, 투자금의 회수등으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요즘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데,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규모는 삼성전자 약 2억6000만달러, KT&G 약 1억4000만달러 등 5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때 유행하던 3월 위기설은 이러한 부정적 측면을 확대 해석하거나 잘 못 유추한 결과이다.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도 동일한 이치로 파악할 수가 있다. 이같은 외국인 투자는 ‘먹튀논란’을 일게 만들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발전에도 기여한다. M&A로 특정기업의 기술이 경쟁기업에 유출되고, 이것이 해당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M&A는 경영기법의 하나로 인식돼야 하며 우리 기업도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외국의 공격적 M&A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정관의 정비 등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둘 필요성이 있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외국인의 투자이익은 투자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인식해야 된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가가 벌어가는 돈은 그가 국내에서 생산한 부가가치의 5~10%이고 많아야 20%인 것이다. 나머지는 임금, 임대료 등의 형태로 국내에 남겨놓을 수밖에 없다.
우리경제는 이미 개방돼 있어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수준의 경영환경에 맞춰나가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외국인투자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함께 바라보는 일관되고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맹목적인 적개심을 보이거나 긍정적인 측면만을 바라봐서는 균형있는 금융시장을 이끌어나가기도 어렵다. 장단점을 충분히 따져 외국자본을 효율적으로 끌어들여 활용하는 동시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영상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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