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역장이 바뀐 대전지하철 제 2구간의 A역사에서 바뀐 역장과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역무원 8명 중 4명이 사직했다. 또 다른 B역사는 8명의 역무원 가운데 1명이 물러났다. 2년마다 역장이 바뀌면서 일반 역무원에 대한 고용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또 재계약과 관련해 직원에 불리한 일방적 조건을 내걸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역무원들의 1년단위의 계약기간과 역장의 일방적 인사권이 고용불안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지난 3월 7일자로 갈마역을 포함해 지하철 제2단계 10개 역사를 운영할 역장에 대한 삼사를 거쳐 2명의 기존역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역장을 새로이 발령했다.
같은 역사에 역장을 연임하는 경우는 없고 역장 8명이 새롭게 임용되거나 새로운 역사에 역장으로 임명됐다.
이런 경우 역무원들은 새롭게 임용된 역장과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역장이 역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그동안 일하던 직원들의 사직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일반적 업무와 관계없는 일방적 내용을 적은 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제2구간 지하철 한 역사의 경우 새롭게 바뀐 역장이 기존의 역무원들에게 광고수주 목표액과 지하철 승차카드 판매 등을 적은 각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또 3개월 내에 각서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사직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2년마다 바뀌는 역장이 기존 역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어 직원들은 역장이 바뀔때마다 재계약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전임 역장과 고용계약을 맺은 역무원들의 재고용 여부는 순전히 역장의 의지에 달려있는 상황. 또 역장과 역무원 사이 일방적인 관계로 인해 광고수주와 지하철카드 판매 등의 부당한 조건에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맺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대전지하철 한 역무원은 “역무원도 광고를 얻어오지 못하면 사직해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해당 역의 역장은 “각서 작성은 본인과 근무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지 강요 등의 의미는 없었다”며 “사직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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