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옷 세탁 잘 못 맡겼다 낭패

#1. 유성구 신봉동에 사는 최모(33.여)씨는 최근 겨울 점퍼를 세탁소에 맡겼다 큰 낭패를 봤다. 세탁 후 옷이 손상된 것을 확인하고 세탁소에 항의했으나 ‘원래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보상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최씨는 결국 소비자단체를 통해 세탁물 심의를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2. 지난달 겨울 옷 10여 벌을 세탁소에 맡겼던 박모(36. 여)씨는 한 달이 다 돼 가도록 세탁물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한 프렌차이즈 세탁소에서 겨울 옷 세탁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며 세탁물을 대량으로 맡아 놓고 제때 처리하지 않은 채 마냥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 박씨는 “벌써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애초부터 처리를 못할 것 같으면 세탁물을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언제 된다는 얘기도 없이 바쁘다는 핑계만 대고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최근 철 지난 겨울 옷을 정리하기 위해 세탁을 맡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세탁물 분쟁 및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세탁물량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처리가 지연되거나 분실 또는 훼손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

실제 15일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에 따르면 최근들어 세탁물 피해 상담과 심의 의뢰 건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분실이나 세탁물 손상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탁물 피해는 무엇보다 일단 옷이 손상되면 책임 소재를 가리거나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세탁소에서 훼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심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고,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보상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량으로 옷을 맡기는 경우에는 분실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 김영수 부장은 “세탁물로 인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수량과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세탁소에서 보상을 거부하면 민사 소송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피해를 최소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