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동안 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내야 하는 산이 사계절마다 반복되는 생채기를 겪고 있다.
봄철엔 산불, 여름엔 휴가객들이 버리는 쓰레기, 단풍철인 가을엔 실족사, 겨울엔 잦은 밀렵행위 등 일 년 내내 찾아오는 불청객에 산은 몸살을 앓는 것이다.
근래와 같은 봄이면 산불이 산림을 훼손시키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 때문에 건조해지는 날씨 속에 지난주 식장산 화재가 계속 재발했고 대전, 아산, 논산 등 충청권 야산 곳곳에서 산불이 계속됐다.
산불 대부분 유형이 등산객 실화 등의 인위적인 요인이 크지만 갈수록 고온건조해지는 날씨가 산불의 재발과 대형화를 부추기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채 몇 달이 안 된 지난겨울엔 산이 불법밀렵꾼들이 설치해 놓은 불법엽구 등으로 멍이 들었다.
이번 겨울 충남지역에서 수거된 불법엽구 등이 일 년 전보다 200건 정도 많이 수거되는 등 겨울철 산은 불법밀렵으로 점점 시름하고 있다.
다가올 여름과 가을은 본격적인 휴가철과 단풍놀이를 맞아 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버리는 쓰레기 등으로 또 한 번 몸살을 앓아야 한다.
장마철 수해와 여름 피서철 행락인파 탓에 더럽혀진 산과 계곡의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중부지방산림청을 비롯한 부여국유림관리소, 국립자연휴양림 등 행정기관에선 해마다 연중행사로 직원들이 직접 분주히 쓰레기를 수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을철 산에선 산악사고 소식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충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철인 9월부터 두 달간 산악사고 건수는 총 51건으로 2007년 같은 기간 40건보다 11건(27.5%)이 증가하는 등 증가추세다.
대전·충남 생명의 숲 이인세 사무국장은 “행정기관 등에서 산불 등에 대한 대비태세는 밤을 새우며 감시하는 등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시민들에 대한 계도성 홍보 등도 필요하다”며 “산이 아름답게 보존돼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겐 있고, 이를 위해 산을 사랑하는 성숙된 시민의식 등이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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