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틈타 유사수신 행위 ‘기승’

경기침체에 편승한 유사수신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고수익ㆍ고배당을 미끼로 투자를 유도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논산경찰서는 15일 TV화면 제작 사업에 투자하면 매월 투자금의 150%의 배당금을 준다고 속여 16억여원을 편취한 박 모(50ㆍ동구 홍도동)씨 등 2명을 유사수신행위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문씨 등 1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계룡시 엄사면 소재 디스플레이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씨는 지난해 2월 10일 오후 6시께 이곳 사무실에서 전 모(67ㆍ여ㆍ군산시 죽성동)씨에게 TV화면을 제작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매월 투자금의 150%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4400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박씨는 또 지난해 2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모두 175명으로부터 16억 6000만원 상당의 유사수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대전, 경기, 부산, 울산 등 각 지역마다 구룹장(모집책)을 두고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불법 유사수신 행위가 이뤄진다는 첩보를 입수해 피해자의 진술 확보 및 금융계좌 거래 내역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이 투자자들을 모아 놓고 투자설명회까지 열어 피해자들이 의심을 하지 않고 쉽게 돈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 은행금리가 낮아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피해 사례가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서부경찰서도 개발예정 부동산에 투자하면 1년 내 투자금의 200%를 지급한다고 속여 1억원을 모집한 이 모(40ㆍ서구)씨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부동산투자 다단계회사 대전지부장인 이씨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전북 군산시 한 유원지 주변 부동산에 투자하면 1년내 투자금의 200%와 연간 투자금액의 2~3%를 매월 지급한다고 속여 5명으로부터 모두 6회에 걸쳐 1억원 상당을 유사 수신한 혐의다.

이 같은 유사수신 행위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유사수신 혐의업체는 237개사로 2007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숫자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유사수신 행위 적발 건수는 45건으로 123명이 검거됐으며 이 중 2명을 구속하고 1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생침해범죄 60일 작전의 일환으로 유사수신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범행이 적발됐다”며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이 쉽게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