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제대로 활용되지도 못할 차량을 도입해 애꿎은 예산만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대전 및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본청 지시에 따라 수요조사를 한 결과 경차 순찰차에 대한 ‘비호감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충남경찰청의 경우 산하 15개 경찰서 50개 지구대 가운데 단 1대만 신청했다. 유일하게 이를 신청한 곳은 보령경찰서 해수욕장 지구대로 전체 지구대 중 2%만 경차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경찰서 19개 지구대를 보유한 대전경찰청은 10대를 본청에 신청키로 했다. 숫자만 보면 경차 순찰차량에 호감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방청에서 일괄 신청한 것이기 때문에 정작 일선 지구대가 경차 도입을 원했다고는 볼 수 없다.
대전 A지구대 관계자는 “경차는 내부가 좁아 피의자 호송에도 문제가 있는 데다가 순찰차에 실어야 하는 각종 수사 및 안전 장비를 싣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괜히 예산만 낭비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충남 B지구대 관계자도 “충남은 대도시와는 달리 관할 구역이 넓어 경차의 효용이 떨어질뿐더러 만일의 경우 고속으로 주행하는 피의자 차량을 경차로 제대로 추격할 수도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아직 경차 순찰차 도입이 검토 중이기 때문에 실효성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물론 경차를 언제까지 얼마나 도입할지도 결정하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점도 있지만, 경차를 순찰차량으로 활용하면 에너지 절감과 소외 지역 순찰 등에 이점이 있다”며 “내부 검토를 마치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경찰이 운영 중인 순찰차량은 르노삼성 SM3, GM대우 라세티 등 중형차량이 주력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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