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에 간이야구장 시설 확충을 요구하는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한국야구대표팀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으로 대전 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어느 때 보다 높지만, 정작 야구를 즐길만한 공간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14일 대전시와 야구 동호회 등에 따르면 대덕구 신탄진 신구교에 간이야구장 3면이 설치돼 있고 갑천변 등에 2면이 운영 중이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 동호인만 280개팀 5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돼 이들을 수용하기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동호인들은 자체부담으로 하천에 야구 그물망 등을 설치해 야구를 즐기고 있지만 행정당국에서 이마저도 불법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철거해 불만을 사고 있다.
실제 사회인 야구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36) 등은 몇 달 전 대덕구 대화동 안구만리 옆 갑천변에 사비를 들여 야구 그물망 등을 설치해 이용해 오다 최근 철거를 당했다.
A씨는 “사비를 들여 야구 그물망을 설치해 관리 하면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대전시가 이것마저 허락하지 않고 철거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대전지역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야구 연습장을 확보하기 위해 주말마다 전쟁을 치른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로 동호회팀 끼리 야구장 확보를 놓고 잦은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A씨가 전했다.
동호인들은 야구장을 찾아 대전은 물론 충북 옥천, 청주, 영동 등 타 지역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하천관리사업소측은 천변 정비계획으로 야구시설물을 철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하천에 무단으로 체육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으로 한 달 동안 4번의 자진철거 계고를 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어서 철거를 하게 됐다”며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천변 정비도 이에 포함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 체육지원과 관계자는 “신탄진 신구교에 간이 야구장 2면을 증설할 계획이다”며 “야구장의 특성상 축구장에 비해 면적이 많이 필요하고 예산이 더 소요돼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토부, 하천관리사업소 등 관련부서와 협조해 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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