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와 설치 등 25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에는 경기불황으로 심리적 좌절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시기에 생동감 넘치는 색채를 통해 잠재된 심리에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작가 또한 전시회 타이틀을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정했다. 기운생동은 사혁의 육법화론 중 제일 핵심이 되는 첫째로서 살아있는 즉,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강 작가는 “순수예술을 전공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정체성에 대한 것이었다”라며 “뿌리를 찾기 위해 우연히 들른 사찰에서 단청의 아름다운 색감을 느꼈고 전통미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다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유정신이 스며있는 선조들의 민화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기운생동전도 작가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한국의 정통미에서 찾기 위해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으로 한국민화 속 꽃 그림들을 원색적 조형물로 재해석한 전시다.
강 작가는 가슴 속에 응집된 젊은 열정을 심상에 몰두해 무의식 중에 심상이 옮겨져 뜻 가는 대로 붓을 든다는 심수필운(心隨筆運)의 자유로운 의식과 표현으로 인간의 심리를 담고자 노력했다.
민화의 모란도, 연화도 등을 바탕으로 한 상상 속 꽃들에 다양하고도 강렬한 색채를 담아 다채롭게 표현해 발랄한 생성과 기(氣)를 담아냈다.
강 작가는 “서민의 삶 속에서 태어난 미감이 충실하게 녹아 있는 민화의 독특한 시각과 채색기법은 무한한 영감을 주었다”라며 “민화의 꽃 그림들로부터 받은 직관적인 감흥을 지금 살아가는 감성으로 재해석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감흥을 새롭게 펼쳐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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