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 송씨 집성촌으로 유명한 대전시 동구 비룡동에는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연못과 함께 바위 위에 우뚝 선 소나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수령이 15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소나무는 가지들을 옆으로 넉넉히 펼치고 있어 긴 세월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60년 전 마을 주민이 찍은 송석당 소나무의 사진을 보면 좌우로 웅장하게 펼쳐진 가지가 곧고 힘차 고귀한 자태를 드러냈다.
소나무가 바위 집에서 자라게 된 사연에 대해 은진 송씨 후손 송기주(80)씨는 “150년 전 은진 송씨 집안 어르신들이 다른 곳에서 자라던 소나무를 바위틈에 옮겨 심었다”며 “소나무가 바위틈에서 자라는 마을은 대전에서 이곳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비룡동 마을 입구에 있는 송석당 바위와 소나무 |
바위에 송석당이라고 새긴 이유에 대해 송씨는 “소나무와 바위가 위치한 자리 바로 뒤에 마루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조상들은 시를 짓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며 “소나무와 바위가 있다는 의미로 소나무 송(松)자에 돌 석(石)자를 써 이름 지은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곧은 절개를 상징해 선비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는 송 씨는 “송석당의 소나무를 보고 ‘송석’이라는 호를 사용한 어르신이 있을 정도로 이 나무에 대한 문중 어르신들의 사랑이 남달랐는데 지금은 수령이 오래되고 눈의 무게에 가지가 부러지는 등 관리가 부실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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