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열]북한의 미사일 발사 파장과 향후 전망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유호열]북한의 미사일 발사 파장과 향후 전망

[시사에세이]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14 20면
  •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은 지난 4월 5일 오전 11시 30분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북한은 미사일 개발에 관한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를 의식하여 광명성 2호로 명명한 시험통신위성을 은하-2호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의 일환으로 미사일을 쏘았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러한 북한의 위장선전과 무모한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하여 규탄하고 의장 성명을 통해 한 목소리로 제재의 필요성을 재확인하였다.

▲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미사일 발사 강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 오바마정부의 관심을 끌고자 함이다. 오바마정부는 북핵문제를 비롯한 북한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국제금융위기와 이란,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등 중동문제에 집중함으로써 북한의 당초 기대와 달리 북미관계는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듯 했다.

이에 북한 정권은 미사일 발사라는 강수를 통해 미국과의 조속한 대화를 실현하고 회담에서의 유리한 협상고지를 선점하고자 했다. 3단계로 구성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1, 2단계 미사일은 예상대로 분리되어 무수단리 발사장으로부터 3천 600킬로 이상 비행함으로써 대륙간 탄도미사일로서의 개량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북한이 주장하는대로 3단계 로켓이 성공적으로 점화되어 탑재한 탑재물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데에는 실패하였으나 장거리 투발 능력을 과시하는데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써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제재에 착수할 것이나 북한의 미사일 기술과 능력에 대해 새삼 주목하면서 조만간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지난 9일 북한은 강성대국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김정일 정권 3기에 해당하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를 개막하였다. 따라서 개막에 앞선 축포로서의 미사일발사장면과 관제소에서 이를 지켜보는 김정일의 동정을 집중 보도하고 평양에서 10만 군중집회를 개최하는 등 미사일 발사를 체제결속과 김정일 리더쉽 선전에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 정권의 무모한 도발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북한은 이미 개발한 핵무기 등을 미사일에 탑재하여 미국 등 국제사회를 위협하려고 하지만 이러한 협박에 굴복할 나라는 없다. 북한이 도발을 강행할 수록 북한체제에 대한 불신과 제재 여론이 높아져 북한으로서는 더욱더 고립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군사력에 집중하면 할수록 국제사회는 미사일 방어망을 더욱 정교하게 갖추어나갈 뿐만 아니라 정권의 위험성에 대한 경계심이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에게까지 파급될 것이다. 북한의 도발 행태에도 불구하고 주변국이 일치 단결하여 공조체제를 가동하면 북한의 군사력은 무용지물이 될 뿐, 우리의 안보 환경에는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과 협박이 지속되는 한 국내 극소수 친북, 종북집단을 제외하고는 비판적 여론이 비등하여 북한이 기대하는 남남갈등도 발생할 여지가 없게 될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로켓 1기를 발사하는데 최소 3억불에서 최대 6억불까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비용이면 자체 생산량을 포함하면 북한의 2천 4백만 주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을 수입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굶주린 백성의 피와 땀을 김정일정권은 체제 보존과 김정일의 허황된 야망을 충족하는데 전용한 셈이 된다.

북한이 아무리 미사일은 평화적 우주개발용이라고 흰색 페인트로 포장한다고 해도 그 안에 감추어진 허위와 야만을 감출 수는 없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회담에 임하게 되더라도 주민들의 삶보다는 정권과 체제안보에만 급급한 북한 당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김정일정권이 미사일과 핵개발 등 기만에 찬 벼랑끝전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조만간 내부로부터의 불만 표출과 외부로부터의 변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추락하는 순간 날개없는 자신을 깨닫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