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소화불량' 얕보면 큰병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정성희]'소화불량' 얕보면 큰병

[중도마당]정성희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14 20면
  • 정성희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정성희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소화기내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병 중 하나가 소화불량증이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15~20%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식사 후 더부룩하다거나, 소화가 안되며, 배에 가스가 차고 답답하는 등의 포만감이나 불쾌감을 호소하게 되고, 명치에 덩어리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식사 후 멀미가 나는 듯한 느낌, 메스꺼움, 구역,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 정성희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정성희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증상으로 또 실제로 병원을 찾아도 ‘신경성’ 혹은 ‘가벼운 위염’ 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듣는 경우가 많다. 물론, 소화불량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고 해서 암이나 심한 염증성 질환처럼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식생활에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정신적인 문제까지도 야기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소화불량증에서도 내시경이나 방사선 검사 상에서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지속적이건 간헐적이건 1년 동안 상복부의 통증이나 불쾌감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호소하면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몇 주 동안 증상이 없다가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증상이 다시 지속되기도 한다.

이 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는 위근육의 운동장애, 위점막의 지각장애, 위산 분비의 증가, 헤리코박터 파이로리 세균 감염과 불안, 우울과 같은 심인성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희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불량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소화제”라면서 “소화제의 복용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초기 치료를 지연시켜 병을 키울 가능성이 크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이 있을 때는 다른 질병의 유무를 위해 병원을 찾아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특별한 병변 없이 다양한 증상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가 단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우선 생활 습관의 변화 및 식이요법을 먼저 시행하면서 약물 치료와 필요에 따라서 정신과적인 치료의 병행 등 다각적인 치료방법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은 ‘어느 음식이 좋고 어느 음식은 해가 된다는 식’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마다 자기 몸에 잘 맞는 음식과 섭취하면 불편해지는 음식이 있으므로 일부러 남들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즉,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맞지 않는 음식은 금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일반적으로 맵고 자극성이 심한 음식은 좋지 않으며,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배출을 느리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 담배를 삼가고, 커피, 탄산음료 등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약물요법으로는 증상에 따라 제산제, 위산억제제, 위장관 운동을 증강시키는 약제를 선택해 투여하게 된다. 약물치료를 할 경우 완전히 뿌리를 뽑기 위해 증상이 소실된 후 몇주 또는 몇개월 동안 계속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증상의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 소실 후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그때그때 증상이 심할 경우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번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받았더라도 다른 병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의 양상이 달라지거나 체중이 줄고 혈변을 본다던가 하는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