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희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소화불량증에서도 내시경이나 방사선 검사 상에서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지속적이건 간헐적이건 1년 동안 상복부의 통증이나 불쾌감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호소하면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몇 주 동안 증상이 없다가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증상이 다시 지속되기도 한다.
이 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는 위근육의 운동장애, 위점막의 지각장애, 위산 분비의 증가, 헤리코박터 파이로리 세균 감염과 불안, 우울과 같은 심인성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희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불량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소화제”라면서 “소화제의 복용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초기 치료를 지연시켜 병을 키울 가능성이 크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이 있을 때는 다른 질병의 유무를 위해 병원을 찾아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특별한 병변 없이 다양한 증상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가 단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우선 생활 습관의 변화 및 식이요법을 먼저 시행하면서 약물 치료와 필요에 따라서 정신과적인 치료의 병행 등 다각적인 치료방법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은 ‘어느 음식이 좋고 어느 음식은 해가 된다는 식’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마다 자기 몸에 잘 맞는 음식과 섭취하면 불편해지는 음식이 있으므로 일부러 남들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즉,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맞지 않는 음식은 금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일반적으로 맵고 자극성이 심한 음식은 좋지 않으며,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배출을 느리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 담배를 삼가고, 커피, 탄산음료 등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약물요법으로는 증상에 따라 제산제, 위산억제제, 위장관 운동을 증강시키는 약제를 선택해 투여하게 된다. 약물치료를 할 경우 완전히 뿌리를 뽑기 위해 증상이 소실된 후 몇주 또는 몇개월 동안 계속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증상의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 소실 후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그때그때 증상이 심할 경우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번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받았더라도 다른 병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의 양상이 달라지거나 체중이 줄고 혈변을 본다던가 하는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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