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본은 2009년 천주교 대전교구 정림동 본당 설정 15주년을 기념해 정림동 성당 청소년들이 기도하면서 손으로 쓴 것이다.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와 방윤석 주임신부로부터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본 봉헌을 하게 된 감회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유흥식 라자로 주교<천주교 대전교구장>
▲ 유흥식 라자로 주교 |
우리 교회 안에서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이 교회에게는 버팀과 활력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 그리고 영성생활의 순수하고도 영구적인 원천이 되는 힘과 능력이 있다.”(계시헌장 21항)고 가르칩니다. 정림동 신자들이 공동체의 이름으로 성경을 필사하신 것처럼, 개인적으로 또는 가정에서 성경을 필사하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성경을 필사할 뿐만 아니라 성경 말씀대로 살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성경 말씀을 살 때에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고 성덕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저도 매일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내! 構, 기다리고, 견딜 수 있는 지혜를 성경에서 얻고 있습니다.
성경 말씀이 제 삶의 원칙이 되고, 모든 일을 성경의 논리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말씀에서 큰 힘을 얻고 위로도 받습니다. 신자 여러분, 성경 말씀과 더욱 친해지시기를 바랍니다. 성경을 읽고, 쓰고, 성경 말씀대로 생활하는 신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 방윤석 정림동성당 주임신부
▲ 방윤석 정림동성당 주임신부 |
한국천주교회는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221년(1784-2005) 역사상 처음으로 신구약 전체를 15년에 걸쳐 완역하여 발간하였고 2005년 11월 20일 성서주간부터 교회 내에서 공식적으로 사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최초의 한국천주교회 성경을 우리 본당에서 약 600여명의 신자들이 필사에 참여하여 2006년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 필사본 봉헌식을 가졌습니다.
그후 성당 입구에 상시 전시하여 신자들이 열람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성경’ 필사본이 되었습니다. 필사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지자 많은 본당에서 성경필사를 하겠다고 견학을 왔었습니다. 결국 많은 본당들이 성전 건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성경을 필사하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 동기는 2009년 본당설립 15주년을 맞이하여 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의 신자 정체성 확립과 신앙심 앙양을 위해서입니다. 사순절 기간 동안 본당 내 청소년들을 위주로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를 시켰습니다. 글씨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두 정성을 다하여 썼습니다. 초등학생들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주 예쁘게 썼습니다. 성경 쓴 사람의 성, 본명과 쓴 날짜를 매 쪽 하단에 기입케 하여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알도록 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들이 손으로 정성들여 쓴 이 ‘영한 대역 신약성경’은 어느 성경보다 값진 성경입니다. 손으로 필사한 것은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우리 본당이 처음입니다. 영한 대역 구약성경이 발행되면 우리가 즉시 필사하여 신구약을 완성토록 합시다. 앞으로 이 성경은 성당 문 앞 로비에 상설 전시되어 열람하게 될 것입니다.
이 필사 작업이 다른 성당에도, 아니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글로 적은 책입니다. 읽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번 성경 필사를 기회로 청소년들이 신약성경과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이 성경 필사본 역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감회가 깊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난 번 신구약 완역본 필사처럼 많은 본당들이 동참하기를 기원합니다. 성경 필사에 참여해주신 청소년들과 교우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추진위원장이신 보좌 이재홍(프란치스코) 신부님 이하 추진위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기원합니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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