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으로 새겨넣은 '하느님 말씀'

고사리손으로 새겨넣은 '하느님 말씀'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14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국내 최초의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본이 선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대전정림동성당(주임신부 방윤석)은 지난 12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와 봉헌식을 가졌다.

이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본은 2009년 천주교 대전교구 정림동 본당 설정 15주년을 기념해 정림동 성당 청소년들이 기도하면서 손으로 쓴 것이다.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와 방윤석 주임신부로부터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본 봉헌을 하게 된 감회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유흥식 라자로 주교<천주교 대전교구장>

▲ 유흥식 라자로 주교
▲ 유흥식 라자로 주교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교회는 “성경을 모르면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가르칩니다.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사 안에서 221년 만에 우리 가톨릭교회의 성경을 출판하였습니다.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의 경사입니다. 우리 정림동 본당 공동체의 하느님 백성 모두가 참여하여 우리 성경을 필사하였습니다. 매우 의미있고 아름다운 사건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이 교회에게는 버팀과 활력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 그리고 영성생활의 순수하고도 영구적인 원천이 되는 힘과 능력이 있다.”(계시헌장 21항)고 가르칩니다. 정림동 신자들이 공동체의 이름으로 성경을 필사하신 것처럼, 개인적으로 또는 가정에서 성경을 필사하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성경을 필사할 뿐만 아니라 성경 말씀대로 살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성경 말씀을 살 때에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고 성덕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저도 매일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내! 構, 기다리고, 견딜 수 있는 지혜를 성경에서 얻고 있습니다.

성경 말씀이 제 삶의 원칙이 되고, 모든 일을 성경의 논리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말씀에서 큰 힘을 얻고 위로도 받습니다. 신자 여러분, 성경 말씀과 더욱 친해지시기를 바랍니다. 성경을 읽고, 쓰고, 성경 말씀대로 생활하는 신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 방윤석 정림동성당 주임신부

▲ 방윤석 정림동성당 주임신부
▲ 방윤석 정림동성당 주임신부
2009년 본당설립 15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본당에서 12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새 성경에 의한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본 봉헌식을 갖게 됨을 축하합니다.

한국천주교회는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221년(1784-2005) 역사상 처음으로 신구약 전체를 15년에 걸쳐 완역하여 발간하였고 2005년 11월 20일 성서주간부터 교회 내에서 공식적으로 사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최초의 한국천주교회 성경을 우리 본당에서 약 600여명의 신자들이 필사에 참여하여 2006년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 필사본 봉헌식을 가졌습니다.

그후 성당 입구에 상시 전시하여 신자들이 열람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성경’ 필사본이 되었습니다. 필사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지자 많은 본당에서 성경필사를 하겠다고 견학을 왔었습니다. 결국 많은 본당들이 성전 건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성경을 필사하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 동기는 2009년 본당설립 15주년을 맞이하여 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의 신자 정체성 확립과 신앙심 앙양을 위해서입니다. 사순절 기간 동안 본당 내 청소년들을 위주로 영한 대역 신약성경 필사를 시켰습니다. 글씨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두 정성을 다하여 썼습니다. 초등학생들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주 예쁘게 썼습니다. 성경 쓴 사람의 성, 본명과 쓴 날짜를 매 쪽 하단에 기입케 하여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알도록 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들이 손으로 정성들여 쓴 이 ‘영한 대역 신약성경’은 어느 성경보다 값진 성경입니다. 손으로 필사한 것은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우리 본당이 처음입니다. 영한 대역 구약성경이 발행되면 우리가 즉시 필사하여 신구약을 완성토록 합시다. 앞으로 이 성경은 성당 문 앞 로비에 상설 전시되어 열람하게 될 것입니다.

이 필사 작업이 다른 성당에도, 아니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글로 적은 책입니다. 읽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번 성경 필사를 기회로 청소년들이 신약성경과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이 성경 필사본 역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감회가 깊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난 번 신구약 완역본 필사처럼 많은 본당들이 동참하기를 기원합니다. 성경 필사에 참여해주신 청소년들과 교우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추진위원장이신 보좌 이재홍(프란치스코) 신부님 이하 추진위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기원합니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회 세종의사당' 밑그림, 2026년 상반기 선보인다
  2. 이희학 목원대 총장,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참
  3. 국회 세종의사당 '2031년 개원' 전망은 흐림? 맑음?
  4. 대전 호남고속도로서 승합차·버스 등 4중 추돌…군인 18명 경상
  5. 세종시 '핵노잼 도시' NO...2024년 하반기 문화공연 풍성
  1. 남상호 대전대 총장 제11대 총장으로 재선임… 임기 2년 연장
  2. '제5회 계룡장학재단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 성료
  3. 원도심 경제 살렸고, 도시브랜드 가치 높였다
  4. 대전교육청 고등부 학생선수단 전국체육대회 준비 완료… 메달 59개 목표
  5. 대청호 인근 공장서 대기오염물질 측정조작…대전지법서 '징역·벌금형' 선고

헤드라인 뉴스


국회 세종의사당 `2031년 개원` 전망은 흐림? 맑음?

국회 세종의사당 '2031년 개원' 전망은 흐림? 맑음?

'국회 세종의사당의 개원 시기에 골든 타임은 있을까'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2022년 문재인 정부를 지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만 하더라도 2027년으로 향하던 시계추가 점점 느리게 돌아가면서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동시 개원을 하겠다던 목표는 어느덧 2029년으로 밀려 나더니, 지난해에는 2031년, 올해는 2032년 전·후로 또 다시 연기되는 모습이다. 2032년 역사적 개원의 현실화 역시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23대 국회의원과 21대 대통령 임기가 마무리되고, 24대 국회의원과 22대 대통령 임기가 새로이 시작되는..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4년 규제자유특구 후보특구 공모에서 우주항공 후보특구로 지정됐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81개의 우주기업이 밀집해 있고, 세계 최고 해상도 지구관측기술, 발사체 개발 기술 등 우주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위성영상은 상업적으로 거의 쓸 수 없고, 발사체 등 우주 부품은 제조 자체가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전시는 특구 사업을 통해 위성영상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우주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공사 계약액이 최근 증가하면서 침체를 겪던 건설 경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건설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한 60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충청권 지역의 건설공사 계약액 규모도 대체로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현장소재지별로 대전의 건설공사 계약액은 1조 4000억 원(2023년 2분기)에서 1년 사이 2조 1000억 원(2024년 2분기)으로 상승했고, 세종은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충북은 1조 9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