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입구 앞 교차로에서는 신호를 지키는 차량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근의 B부동산 중개업소는 손님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여서 다른지역으로의 사무실 이전을 고려중이다. ‘세종시 건설 특수’를 기대하고 지난해 개업한 이 중개업소는 아직껏 부동산매매 중개를 단 한 건 성사시키지 못한 상태다.
새 정부들어 세종시 특별법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개발 수요를 기대하고 신축된 아파트가 ‘유령 아파트’로 전락하고 있다.
연기군청에 따르면 세종시 건설에 대한 기대로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연기군 지역에 모두 3897가구가 공급됐다. 공급된 아파트는 조치원 시내 중심으로 신흥 e-편안세상 681가구(2006년 4월 6일 분양)를 비롯해 죽림 신동아 291가구(2006년 4월 13일 분양), 죽림 우방유쉘 513가구(지난 2006년 4월 18일 분양), 죽림자이 1429가구(2006년 9월 12일 분양), 신안 e-편한세상 983가구(지난 2007년 12월 7일 분양)가 분양됐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 현재 분양된 아파트는 1687가구(43.3%)에 지나지 않으며 한 아파트는 12가구만 분양돼 계약을 해지하고 공사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입주율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들어 ‘세종시 특별법’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입주희망 열기가 식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기군청 관계자는 “빈 아파트가 많은 것은 아무래도 세종시 건설에 대한 확신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세종시 건설에 대한 기존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58)는 “이대론 가다간 연기지역이 유령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뒤 “주민들은 행복도시 건설위한 세종시 특별법이 조식히 처리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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