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욱 사건·법조팀 |
시민들이 다니는 대낮조차 무지막지하게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을 연행하는 대전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근무하는 건물엔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폭력단속을 자행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행위 역시 사치다.
이들이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법과 인권에 맞게 감시하고 단속하는 것은 그들의 직에 주어진 의무이지, 그 의무를 권력이라는 그들에게 어울리면 안 될 사치로 치장하라고 한 것은 아닌 것이다.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여러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몇 십 년 전 사우디, 독일 등 각 국의 공사현장에서 갖은 노동 속에 외화를 벌어온 시절을 잊은 마냥 외국인 근로자 착취, 외국인 여성을 이용한 성매매 등 있어서는 안 될 법한 소식들이 자주 들리곤 한다.
사람의 인권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보다 약한 자들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진정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기엔 우리 사회 역시 곳곳이 사치로 치장된 것 같다.
몇 해 전 한 개그 프로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분장한 모 개그맨이 나와 ‘아저씨 나빠요’를 외쳤을 때 많은 이들은 그 개그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아저씨 왜 때려요, 무서워요’를 외치는 외국인 노동자가 개그가 아닌 이 사회에 그대로 재현된 오늘, 개그 프로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현실이 되는 이 땅의 현주소를 사치로 대변해본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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