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ㆍ친환경 화장품=베이비파우더 뿐 아니라 다수의 화장품에도 석면이 포함된 ‘탈크’가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기농이나 친환경 화장품을 찾는 여성들이 증가했다. 백화점마다 3~4개씩 입점해 있는 관련 화장품 브랜드들도 이런 분위기를 타고 안전성을 내세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친환경ㆍ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들은 석면 파동이 시작된 이달 들어 뚜렷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화장품 브랜드들은 과일과 꽃, 채소 등 천연재료를 원료로 사용하거나 한방 원료를 이용한 한방화장품 등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탈크가 사용됐다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며, 수입브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유기농ㆍ자연주의 제품도 100% 안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탈크는 기본적으로 색조화장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석면이 포함되지 않은 탈크가 원료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 탈크는 자연에서 추출된 천연 광물질이기 때문에 유기농이라 해도 이 원료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아예 천연 또는 한방재료를 이용해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화장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천연재료와 저울 및 계량스푼, 각종 용기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제조 방법 역시 간단한 검색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다.
▲베이비파우더는 집에서 직접=석면 검출 파장 이후 최근 인터넷에서 ‘뜨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천연재료를 이용해 베이비파우더를 만드는 방법이다. 육아 카페 등을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는 베이비파우더 만드는 방법만 해도 10여 가지가 넘는다. 주 원료로는 옥수수 전분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옥수수 전분과 오일 등 3~4가지 원료를 일정한 비율에 따라 혼합해 잘 섞어 준 후 파우더를 걸러 용기에 담아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자세한 방법은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또, 일부 사이트에서는 직접 베이비파우더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와 용기, 제조설명서까지를 하나의 세트로 판매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제조가 가능하다.
다만, 주로 사용하는 옥수수 전분의 경우 호흡기 질환의 우려가 없고 피부질환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함께 사용하는 다른 재료들에 대해서는 안정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천연재료라하더라도 사용하는 사람의 피부 특성 등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거나, 검증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연제품 만들기 강좌도 인기=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문화센터에서는 천연화장품이나 유아용품 만들기 강좌가 여성과 예비엄마들로부터 덩달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센터마다 관련 강좌들이 1~2개 이상씩은 개설돼 있으며, 최근 파동 이후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문의 전화도 크게 늘었다.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DIY’ 강좌에서부터 ‘유기농 출산 준비물 만들기’, ‘우리아이 옷 만들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유기농 출산 준비물 만들기는 화학처리되지 않은 무농약 유기농 ‘코튼(Cotton)’을 소재로 손ㆍ발싸개와 모자, 베넷저고리 등 각종 유아 용품을 직접 만드는 강좌로 예비 엄마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유기농 원단만을 이용해 아이의 옷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강좌도 관심이 뜨겁다.
석면 파동의 여파가 베이비파우더와 화장품 뿐 아니라 유기농이나 친환경 제품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석면 파동 이후 관련 제품 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군으로 친환경이나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며 “먹을거리부터 입고 쓰는 것에 이르기까지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DIY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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