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의 대기록은 9일 두산과 홈 3차전에서 이뤄졌다. 송진우는 선발 정민철과 허유강에 이어 7회초에 등판, 3000이닝 달성에 모자란 2/3이닝을 채웠다.
상대 선두 타자 김재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킨 뒤 김현수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대수를 우익수 플라이아웃으로 돌려 세우면서, 꿈의 기록은 꽃을 피웠다.
▲ 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두산과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3천 이닝 대기록을 코앞에 두고 한화 송진우 선수가 7회초 역투하고 있다./손인중 기자 dlswnd98@ |
전 세계적으로 미국 7명, 일본 2명의 3000이닝 이상 투구 대열에 한국의 송진우가 합류한 셈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선수층과 뒤를 쫓는 선수들의 기록을 감안할 때, 쉽게 깨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정민철(37)이 2368.2이닝을 등판하며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7년간 매년 90이닝 이상을 등판해야해 쉽지만은 않다. 1989년 빙그레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후 21년째를 맞는 송진우의 대기록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세이브를 제외한 승수(210승)와 탈삼진(2045개), 상대 타자수(1만2683명) 등에서도 역대 통산 1위를 달리고 있다. 1989년 4월12일 롯데 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11개의 완봉승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송진우의 대기록은 팀 패배로 다소 빛이 바랬다. 어느 누구도 팀이 1-6으로 뒤진 상황에서 송진우의 등판을 예상치 못했다.
오히려 이번 주말 롯데전에서 더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등판하는 흐름이 자연스럽다고 봤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과 송진우는 투수 로테이션상 자연스런 흐름을 택했다. 이미 불혹의 나이를 넘긴 송진우에게 이날 기록은 또 다른 대기록 달성을 위한 과정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날 한밭야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도 이런 뜻을 이해한 듯, 모두 기립박수를 치며 대선수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송진우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꾸준히 오래 던졌기 때문에 기록이 쌓였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200승 못지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프로 데뷔 당시 김영덕 감독님을 비롯한 좋은 코칭스탭을 만났던 게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더욱 즐거울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송진우의 위대한 도전에 있다./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