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문숙]산림청의 웃지못할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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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숙]산림청의 웃지못할 해프닝

[기자수첩]배문숙 유통기업청사팀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10 4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오늘 14시 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9일 오후 1시 11분).”

“오늘 예정된 산불관련 담화문발표가 연기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오후 2시 41분).”

▲ 배문숙 유통기업청사팀
▲ 배문숙 유통기업청사팀
산림청이 예정에 없던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한다고 기자들에게 통보한 뒤 1시 30분 만에 전격 취소해 정부기관으로서의 공신력에 의구심을 던져줬다.

산림청은 법무부,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3개 부처와 공동으로 발표하려고 했으나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의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즉, 산림청이 관련 부처와 최종 결정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자 했던 조바심이 컸기 때문에 해프닝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해프닝은 단순히 실무자들의 착오 내지 실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산림청 내부에 산불 대응 시스템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소관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사인’만 나면 나머지 법무부나 행안부는 그냥 통보만 하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사고가 빚어낸 결과라는 게 산림청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더욱이 산림청이 식장산 산불 진화 과정에서 진화-재발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피해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터에 나온 것이라서 이날 해프닝은 산림당국으로서의 신뢰성에 다시 한 번 흠집을 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림청이 최근 ‘산불방지 특별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태에서 그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불 진화 과정에서 차분한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대국민 담화문 발표 해프닝은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원칙부터 점검하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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