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속빠진' 계룡산 도자기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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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속빠진' 계룡산 도자기축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10 6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올해 처음으로 계룡산 봄꽃문화축제와 통합 개최한 계룡산 분청사기 축제가 ‘도예’ 없는 도자기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계룡산도자기축제는 지난해까지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도예촌에서 열리던 것을 개최시기와 장소가 비슷한 축제를 통합한다는 공주시의 방침에 따라 벚꽃축제가 열리는 동학사 입구로 장소로 옮겼다.

그러나 8일 개막한 축제장에는 계룡산도예촌에서 활동하는 도예가들은 한명도 참가하지 않은 채 옥천, 충주, 논산 등 외지업체들만 참여해 계룡산 철화분청의 명맥을 잇고 이를 널리 알린다는 축제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또 가마에 불을 지피고 관람객들이 직접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빚어보거나 초벌구이한 도자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문양이나 글씨를 새겨봄으로써 도예체험을 할 수 있었던 예년 행사와 달리 축제장 한쪽에 금산의 한 대안학교 학생들이 꾸며놓은 도자기 체험 코너만 있을 뿐 도자기 전시판매와 먹거리 코너가 주를 이뤘다.

축제장 가운데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는 7080콘서트, 즉석노래자랑, 외국인 밴드공연, 도자기가요제, 아줌마밴드콘서트 등 춤과 노래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큰 소리로 진행돼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 계룡산도자기축제에 다녀온 추억을 잊지 못해 올해 다시 왔다는 이기숙(48·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씨는 “도공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아이들과 함께 빚은 컵과 받침을 잘 구워 집으로 보내줘서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있다”며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고 판매 제품들도 모두 외지 것들이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놀자판이지 이게 무슨 도자기축제냐”고 목청을 돋운 김기배(67·대전시 유성구 구즉동)씨는 “비록 규모는 작더라도 도자기 제작 시연과 도예교실 등 계룡산 분청사기만의 독특함과 멋을 일반인에게 선이는 게 진정한 도자기축제가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는 철화 분청사기를 주로 생산하던 곳으로 일대 도요지(陶窯址·가마터)가 사적 제333호로 지정돼 있으며 인근 상신리 계룡산도예촌에는 지난 1993년부터 젊은 도공 10여명이 작업실을 차리고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맥을 잇고 있다.

한편 지난해까지 도자기축제를 주관했던 계룡산도예촌의 한 도예가는 “작년까지 5회 도자기축제를 개최했는데 관람객이 많지 않고 분청사기 가마터가 학봉리라는 이유로 축제장소를 옮기게 된 것”이라며 “도자기축제의 특색을 살리려면 가마터에 불을 지피는 것부터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고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등 계룡산 분청사기를 알리고 부활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축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벚꽃축제, 계룡산 산신제와 겸해 열리는 도자기축제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임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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