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필 목원대 교수 |
봉사를 여유시간에 나보다 못한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고쳐져야 한다. 이제 봉사는 자기 개발의 기회이며 세상 속에서 자신을 배우는 가장 중요한 학습기회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뿐만 아니라 교수나 변호사 정치가들과 같은 사회 지도층이나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봉사를 베풀어주는 것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배우는 기회라는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의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을 둘이 아닌 하나로 보았던’ 존 듀이의 교육철학에서 봉사학습의 뿌리를 찾기도 한다. 그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곧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유용해야 하므로 학생들은 자신이 배우는 것을 봉사를 하면서 확실히 인식하고 다듬도록 하자는 것이다. 봉사과정을 통해 자신의 능력도 명확히 배우고 또 사회문제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서 어떤 미국 대학은 대학 1학년 전과정을 사회봉사로만 채우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대학에 들어와서 자신이 원하는 현장에서 봉사를 하면서 사회라는 현장을 직접 경험해보게 된다. 이 경험을 통해서 학생은 자신이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보다 명확해진 생각을 갖게 되고, 또한 어떤 지식과 능력을 갖추는 것이 앞으로 필요한지를 확실히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봉사학습을 경험한 학생은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깨달았기에 대학생활을 허투루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봉사 경험을 가지지 못한 학생은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 어떤 사람을 필요로 하는 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졸업하기에 취업을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취업을 한다 하더라도 직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느 고용주가 남에게 봉사할 줄 모르는 직원을 채용하고 싶겠는가?
봉사가 필요한 것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도 마찬가지이다. 교수가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배워야 한다. 그러나 전문서적이나 연구만을 통해 배운 지식은 현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봉사를 통해서 교수는 자기 지식의 효용성을 명료화할 수 있다. 진정한 교수라면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가지고 그 지식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베풀어주고 적용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명확해진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그 교수는 유능한 교수라 할 것이다.
봉사하지 않는 교수는 자기 지식을 수업료를 받고 파는 지식장삿군이지만, 지식을 거져 베풀고 그 다듬어진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교수는 진정한 선생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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