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114도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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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14도 괴로워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9 6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이상해요. 요즘 왜 이렇게 주문전화가 안 오죠? 전화번호 등록이 잘 못 된거 아니예요?”

최근 114 안내전화에 애교섞인 항의성 전화나 하소연성 전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화번호가 ‘생명’인 배달이나 서비스업종에서 불경기로 인해 주문 또는 신청 전화가 뚝 끊기면서 114에 전화번호가 제대로 등록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처음에는 단순 확인전화로 시작해 일부러 특정 전화번호 안내를 회피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거나 하소연으로 끝을 맺는 경우도 다반사다.

불황이 만들어낸 웃어넘기기 힘든 요지경 풍경의 하나다. 무작정 ‘전화번호 등록이 잘못 된 것 같다’거나 ‘퀵서비스인데 요즘 왜 이렇게 전화가 안오냐’는 등 딱히 답하기 어려운 문의로 안내원들이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114생활정보기업인 코이드 측의 설명이다.

코이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탓인지 부쩍 신세 한탄이나 하소연조에 가까운 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114안내에 전화번호가 제대로 등록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화도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였다”고 말했다.

전화번호 문의 자체로만도 불황의 여파는 실감할 수 있다. 114안내전화에는 전통적으로 문의 건수가 많은 업종을 제쳐두고 최근 대출이나 신용회복 등 각종 금융관련 기관의 전화번호 문의도 크게 늘었다.

코이드 관계자는 “최근 신용 문제와 관련된 기관에 대한 전화번호 문의가 늘어난 것은 눈 여겨 볼 만한 점”이라며 “불황의 여파가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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