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폰테베드라시의 경우 산타 마르다축제로 유명한데 이는 산타 마르다를 기념하는 축제로, 매년 백만명의 관광객들이 이 도시로 몰려든다. 인구 30만 도시에 3배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데는 나름대로 축제의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도완석 연극평론가·성남고 교장 |
축제 안에서 자유가 보장되며 그것이 설령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고 반감적인 표현을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산타 마르다의 신앙 정신으로서 서로 포용하고 용서하며 이해한다.
역시 스페인의 뷰놀시는 인구 1만 명의 조용한 소도시이지만 토마토축제로써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약 65년 전 시작된 토마토축제에서 사람들은 토마토에 파묻혀 뒹굴고 서로 눈싸움하듯 토마토싸움을 하며 어떠한 행동에 구속함도 받지 않고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신기한 것은 분명히 토마토축제는 뷰놀시 시민들의 축제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시민들은 구경꾼이 되고 뷰놀시의 인구보다 30배가 더 많은 30만 명의 외지인들이 축제의 중심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도시에 관광시설이 잘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다. 외래인을 위한 숙박시설이나 식당도 변변치 않고 기념품 상회도 전혀 없다.
오히려 축제로 인한 도시의 엉망진창 된 토마토 흔적을 지우는 일과 치우는 일에 한 달 이상씩을 소비해야 한다고 하니 당연히 짜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마을에는 축제에 소모되는 토마토 전량 분의 농사도 짓지 않는다. 그런데 뷰놀시의 한 시민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 토마토축제로 인해 외지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분명히 이들의 축제유형은 행복나눔형 문화축제인 것이다.
대전에도 축제의 계절이 시작됐다. 대덕구의 신탄진 봄꽃제를 시작으로, 유성구의 YESS 오월의 눈꽃축제, 동구의 0시 축제.
그리고 기존의 갑천문화제를 탈바꿈해 빛, 소리, 역사라는 신소재로서 주민 1,500명이 출연하는 서구의 국내 최초 수상뮤지컬 ‘인상갑천’ 등 유수의 많은 축제들이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축제들의 효율성에 대해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정치적인 이슈나 경제적인 이슈를 내세워 그 많은 예산을 소모해가면서 시민들에게 짜증을 느끼게 하는 소모적인 축제가 돼선 안 된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내년부터는 엄정한 심사를 통해 국내의 모든 축제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시민들이 희망하고 참여하면서 삶의 의미를 일깨울 수 있는 그런 ‘행복나눔형 축제’를 선별해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이다.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무언가 가족끼리 보람을 체험하면서 행복을 만끽하는 가족 시간 공유의 개념을 추구하는 시대다.
따라서 지자체에서는 축제 프로그램을 심도있게 연구해 모두에게 의미 있고 행복감을 제공해주는 문화복지 개념의 축제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축제용어 가운데 ‘벨크로 효과(velcro effect)’와 ‘후광효과(halo effect)’라는 단어가 있다.
벨크로 효과는 기존 축제에 대한 실망스러움에 ‘그러면 그렇지’ 라고 하는 부정적 인식이 증폭되는 것을 말하고, 후광효과는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소문에 기대를 하고 참여를 희망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벨크로 효과였다. 하지만, 이제는 후광효과로서 주목을 받는 축제를 완성해나가야 한다.
따라서 모든 지자체가 다시금 축제에 대한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모두가 인정하는 행복 나눔형 축제를 마련해 보는 것이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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