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
필자 역시 중도장애인이다. 어제의 비장애인이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는 세상이다. 어느 누구도 신으로부터 무장애를 보장받은 사람이 한사람도 없고, 또한 장애로 하여금 편안한 사람이 없다. 장애는 개인과 가족의 불행은 물론 국가의 손실도 크다. 한사람의 장애는 국가적으로 최소한 2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온다고 한다. 이 정도 되면 ‘장애인의 날’을 단순한 날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날을 「장애예방의 날」로 정해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하는 범국민적인 날로 삼아도 충분하다 하겠다.
오는 4월20일이면 ‘제29회 장애인의 날’을 맞는다. 정부는 매년 장애인의 날이 되면 장애인에 맛있고 멋진 메뉴를 똑같이 내놓고 있어 장애인에게 실망만 주고 있다. 장애계의 현안문제인 장애인연금제도입, LPG사용세금면제, 특수교육제도개선, 활동보조원제도개선, 특히, 장애인 복지예산 확충과 같은 굵직한 문제 등을 시급하게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이나 수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 치고 있다.
아직도 장애인은 삶의 현장에서 대다수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 땅의 장애인들은 지금도 생존권과 교육권 보장을 외치며 신음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장애인들이 살아야 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스스로 문제의 중심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 선진 국가는 이미 오래 전에 자기 결정의 원리를 주장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내 오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들은 ‘우리 자신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사회를 변화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다.
이제 우리 장애인들에 대한 외적인 것은 크게 변해 있지만, 비장애인 마음속에 얼마나 장애인이 자리 잡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장애인 자신들도 서로 아프게 했던 반목과 갈등은 없었는지, 우리가 무엇이 문제이고, 사회는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모든 분야가 진지하게 생각하며, 이 사회가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회가 되도록 하는 마음에서 ‘제2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을 대표하여 정부를 비롯한 모든 국민과 대전 시민에게 호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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