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인 6일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산불이 잔불 정리가 안된 때문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상황실은 산불 원인조사와 함께 진압대책을 무전으로 소방당국과 지자체에 긴급 시달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신고되는 산불 발생 및 진압 과정을 알리는 전화음과 무전 소리로 요즘 이곳 상황실은 눈코 뜰 새 없는 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 대전을 비롯한 전국에 봄철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전식장산화재를 비롯한 경북 칠곡의 대형 산불이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발생하면서 산림청 산불대책 상황실이 초비상이다./김상구 기자 |
산불종합상황실은 전국에서 일어나는 산불에 대한 통신이 접수되고 대처 지시, 헬기투입 등산불 발생 및 진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다.
현재 상황실은 15명이 2교대 근무로 24시간 가동 중이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24시간 내내 영상관제 시스템, 산불확산 예측시스템 등의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직원들에게 ‘산불총력 대응기간’은 한마디로 군대에서 ‘지옥 훈련’을 연상케 한다. 매년 이맘 때면 전국적으로 집중 발생하는 산불을 막기 위한 산림 공무원들의 힘겨운 싸움이 한창인 것이다.
33년간 산불방지과 통신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원효 통신실장은 “산불총력대응기간에는 한 달에 집(서울)을 1~2번 밖에 못가지만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며 “지난 2000년 강원도 삼척 산불 당시 진화에 나선 공무원 50여명이 고립됐을 때 헬기를 투입해 구조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주무 과장인 이현복 산불방지과장은 요즘 고 3 수험생 보다 더 잠이 부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전 1~2시 귀가해 해가 뜨기 전인 6시에 출근하는 일이 다반사다. 집에 들어가서도 헬기를 투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이 진화되지 않을 때면 아까운 산림을 한 그루라도 더 살리지 못해 가장 안타깝다.
정광수 산림청장도 아예 주간 정례 간부회의를 ‘산불총력대응 간부회의’로 돌려 상황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최근 바싹 마른 날씨로 산불발생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 다각도의 산불 방지 대책을 집중 논의하고 직원들도 격려하기 위해서다.
진화담당 박원희씨는 “하루에 3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하지만 우리나라의 산림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크다”며 “철저한 산불 예방활동과 주민들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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