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산수유 꽃이 목련을 앞지르더니, 그 뒤를 개나리와 벚꽃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화사한 봄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 황용연 충남선관위 상임위원 |
지금 충남은 교육감보궐선거를 치르는 중이다. 지금까지 주민직선으로 치른 교육감선거를 보면 부산, 서울, 대전 모두 투표율이 15% 대를 기록했고, 작년 6월에 치른 충남도 17.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열명 중에 한두 명만 투표한 셈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선거무용론과 당선자의 대표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사실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이렇게 열명 중에 한두 명이 투표해서 결정해도 될 만큼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충남교육감의 경우 15개나 되는 교육청을 관할하고 있으며, 32만 명이 넘는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2만3천여 명이나 되는 교육 공무원들의 인사권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일년에 2조원 이상의 예산을 관리한다. 4년 임기라면 8조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한다는 얘기다. 정말 가볍게 볼 수 없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교육감선거를 관리하는데 100억 가까이 되는 예산이 들어간다. 이 돈은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되어야 할 우리국민과 충남도민의 혈세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중요한 충남교육행정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주민직선제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물론, 선거후에도 또다시 대표성 문제 등으로 잡음이 생길 소지가 있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우선 선거를 깨끗하게 치르는 것이다. 그래야 유권자들에게도 자신 있게 투표에 참여하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지난 3월 12일에는 예비후보자 7명을 한 자리에 초청해서 이번 교육감선거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였고 참석한 예비후보자 모두 이번 선거를 준법선거로 치르도록 다짐하는 장을 마련하였다.
또한 비방·흑색선전을 배격하고 오로지 공약으로 경쟁하는 정책선거분위기를 좀더 고조시키기 위해 4월 8일에는 천안 컨벤션센터에서 예비후보자들과 교육관련 단체의 대표자들을 초청하여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도 개최한다. 그리고 후보자들이 준법선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선거법을 몰라서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안내하여 위법행위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수차에 걸친 후보자간의 약속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법을 지키지 않을 때는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 반드시 사법처리 되도록 선거법 위반행위 감시·단속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유권자들의 발길을 투표소로 안내하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을 통한 투표참여 광고는 물론, 시내버스 광고와 포스터 첩부, 인터넷을 통한 퀴즈 이벤트, “투표참여 홍보업소” 운영, 가정통신문 발송, 부모와 함께 투표소 가기 운동, 방문홍보단을 통한 투표참여 호소 등 정말 다방면으로 유권자의 투표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열쇠는 역시 유권자의 손에 쥐어져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는 “찍을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꼭 들어맞는 후보자는 없다. 다만 내 기준에 가장 가까운 후보자를 뽑을 뿐이다. 정말 능력 있는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이 유권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기권은 그 중요한 임무를 저버리는 행위다. 적어도 기권만큼은 안 된다. 자칫 내 한 표가 몇 만 또는 몇 십만 표 중의 하나라 생각하면 가벼이 보기 쉬우나, 결국은 나의 한 표 한 표가 모여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을 선출하는 것이다.
4월 29일! 이번 교육감선거에 꼭 아이들과 함께 투표소에 가자! 그래서 지금 산하에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는 봄꽃처럼 충남교육도 활짝 꽃피우게 하자. 그리고 다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꽃구경을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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