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윤정훈의 작품 속 실험 태도는 그만의 도자 예술을 구축하려는 자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서구의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사조를 비교할 때 미술 속에 도자 예술이 어떠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려 하는지를 보여 주는 원초적이고 근원적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윤정훈의 작품은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의미 있는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업과정은 극도로 절제된 단순과 관계를 띈 형을 성형하여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한 다음, 초벌 후 화장토를 바르고 2차 소성을 하면 나타나는 물리적인 균열을 발생시킨다.
이어 균열된 표면에 연을 먹이고 다시 연마하는 기법을 이용해 화학적인 반응을 자연스럽게 안착시키는 윤정훈만의 독특한 연구방법을 적응시켜 원초적인 변화를 표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생겨나는 표면공간미는 마치 한 폭의 자연스럽고 독창적인 추상미술 속에 회화성을 화염과 유기물질의 유희로 구현해내는 고도의 물질성이 화학적 감성 변화로 이어지는 감흥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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