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충북 옥천군 군서면 식장산 중턱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 소방헬기와 자율소방대원들이 산불을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이민희 기자 photomin@ |
6일 오전 대전의 명산 식장산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진압 과정은 등산객 통제 및 관리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내 자칫 제 2의 산불 피해 발생이 우려됐다.
발화지점은 충북 옥천지역이었지만 대전 동구까지 영역이 확대돼 지자체·소방당국은 긴장 속에 현장에 인원을 대거 투입, 진화에 열을 올렸다.
4시간여 동안의 진화과정에 불이 완진됐다고 파악, 오전 11시에 상황판에 진화종료라고 써놓고 대부분이 철수했지만 오후에 다시금 화재발화 지점 근처에서 불이 번져 오후 늦게까지 화재진압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 오전에 사용됐던 헬기 5대 중 4대가 타지역으로 이동해 오후엔 1대의 헬기만으로 화재를 진화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주변 통제미비 등 진화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당시 화재현장엔 동구와 충북 옥천군 공무원 350명, 소방공무원 50명, 숲가꾸기요원 50명 등 400여명이 투입됐다.
1차 화재 진압시 장비는 헬기 5대와 진화차 3대, 소방차 3대 등이 투입됐고, 동구청 등은 식장산 정상에 산불진화지휘본부까지 설치하고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식장산 입구에서 지휘본부까지 가는 길은 답답했다.
건조하고 바람부는 날씨 등으로 언제 큰불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등산객들과 차량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산객들 대부분은 산불이 발생한 사실조차 몰랐고 일부 등산객들은 손자·손녀를 유모차에 싣고서 등산키도 했다.
산에 있던 일부 인원은 산 중간 중간에서 담뱃불을 붙이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버스 한 대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식장산 정상(지휘본부)까지 이어지는 진입로엔 일반인 차량 진입 제재가 없어 일각을 다투는 화재현장에서 화재진압차들이 진·출입하는데 애로를 겪기도 했다.
일부 지자체 버스는 이동 중 일부 인원이 내려서 차량을 통제해 겨우 통과했다.
식장산 현장에서 만난 등산객 A씨는 “헬기가 계속 다니는 것을 보고 산불이 난 것 같은 느낌은 들었다”며 “산불이 났으면 통행을 제재하던가 적어도 인지는 시켜줬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몰라 손자까지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행정기관 관계자는 “오전에 불이 꺼진 것으로 보고 잔불 정리를 했는데 오후에 건조해진 날씨 등으로 다시금 불이 붙은 것 같다”며 “통제 등은 화재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화재는 오전 6시 2분경 충북 옥천군 군서면 상풍리 일원에서 발화가 시작됐으며 1차 진압 시까지 4시간여 동안 산림 0.2ha(동구 0.1ha, 옥천 0.1ha)를 태웠다.
소방당국 등은 농산폐기물 소각 때문에 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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