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진]행정체계개편 이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광진]행정체계개편 이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

[시사에세이]이광진 대전 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7 20면
  • 이광진 대전 경실련 사무처장이광진 대전 경실련 사무처장
한 노인이 뜰에 과수 묘목을 심는 것을 본 한 사람이 노인에게 물었다. “도대체 언제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겠다고 나무를 심는 겁니까?” 노인은 그 사람을 보고 또렷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최소 10년 이상 지나면 열매가 열리겠지 그런데 내가 태어났을 때 과수원에는 열매가 풍성했고 그 나무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심어놓은 과일 나무였지. 나도 그 누군가처럼 지금 나무를 심는 것이라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 이광진 대전 경실련 사무처장
▲ 이광진 대전 경실련 사무처장
최근 중앙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지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올가을 이 문제를 국민투표로 처리하여 다음 지방선거부터 이용하겠다는 발언까지 나타나고 있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행정구역이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논리, 기능중복 등의 문제해결, 공무원 수의 조절을 통한 효율성제고 등 많은 이유를 그 표면에 내세우고 있다.

행정체제개편에는 행정구역개편, 계층구조의 조정, 기능의 개편이 포함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우리사회의 행정수요와 주민의 이해관계 그리고 나아가서는 지역사회의 경쟁력강화가 생각되어져야 하며 그런 대의 안에서 공개되어 논의되어야할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현재 논의를 보면 시민은 없고 중앙정부와 차기선거에서 유불리 논리를 내세우는 국회를 중심으로만 논의되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행정체계개편내용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핵심이 되어야 하는 중앙과 지방간의 기능배분이나 재분배등은 없고 자치계층의 문제와 행정구역개편만이 그 중심에 있는 것이다.

정치권중심의 논의를 보면 광역시도와 기초시군구로 2계층화 되어있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이를 1계층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어떤 계층이 존재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가 우선이며 기능의 중복은 계층의 개편이 아닌 기능의 개편을 통해 충분히 해결되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 외국과 비교할 때도 결코 우리의 자치계층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광역시도의 폐지와 기초의 통합문제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광역시도의 분할과 기초의 폐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기초자치단체의 평균인구는 20만 명을 넘고 있고 이는 세계에서 제일 큰 기초자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임에도 몇 개의 자치 구조를 통합하여 광역기초자치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광역의 통합을 통한 지역경쟁력의 강화를 논하는데 반해 우리만 반대로 가겠다는 시대역행적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경제발전거점마저도 상실하게 됨으로 지역균형발전에도 역행을 가져올 뿐 아니라 광역이 사라지게 됨으로 대형의 지역정책은 중앙정부에 의존하게 됨으로 결국은 중앙집권적 정책으로 회귀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피해는 우리사회 구성원모두의 피해로 나타나게 될 것이며 지방의 자치역량에 따라 성장여부가 판가름 나는 지방언론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음으로 인해 지역의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행정체계개편의 논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정치인들의 이해관계와 중앙정부행정관료의 편의를 위한 방향으로 논의되어서는 안 되며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논의되어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는 공개와 공론을 통해 그 과정이 국민에게 보여야 할 것이다.

노인이 자손을 위해 나무를 심듯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이루어지는 행정체계개편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