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치안총수로 한달... 경찰 정체성 확립 이상무

고향 치안총수로 한달... 경찰 정체성 확립 이상무

■ 박종준 충남경찰청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7 9면
  • 대담=오주영.정리=강제일.사진=김상구 기자대담=오주영.정리=강제일.사진=김상구 기자
박종준(45) 충남경찰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가량 지났다. 박 청장은 매일 아침 10여 명의 직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노고를 격려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 때문인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사이에선 동네 옆 집 형 같은 다정다감한 청장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를 만나 충남청장 취임 소감, 앞으로 역점적으로 펼칠 치안대책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고향의 치안총수로 취임하신지 한 달 가량이 지났는데 소감을 말씀 해주신다면.

▲충남의 치안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국가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뒷받침하고 도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자리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이 앞섭니다.

제 고향이 공주이고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충남을 떠나지 않은 것은 물론 경찰생활도 이곳에서 시작했으며, 2001년에는 공주경찰서장으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평생 지키고 사랑할 고향의 치안책임자로서 지역 주민들을 제 부모형제처럼 섬기며 정성과 혼이 담긴 치안활동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모든 분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다해 고향과 지역주민을 위해 헌신 봉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충남청장 재임 기간 동안 반드시 이것만은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경찰의 존재이유는 국민이며 치안 목표는 무엇보다 안정된 민생치안 확보로 주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찰의 힘만으로 이 같은 치안목표를 실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지역치안문제는 이제 더 이상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단체와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힘을 모아 해결해야하는 과제인 것입니다.

범죄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들을 경찰과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시스템으로 긴밀한 상호협력체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보편화되어 있는 Community Policing(지역사회 경찰활동)이 그 모델일 것입니다.

충남에서도 자치단체,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 사회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유관기관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이 구축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치안안정은 물론 주민들간 유대관계도 좋아져 민?경이 윈-윈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충남은 도시와 농촌이 결합된 지역으로 충남이 처한 특수한 치안상황이 있다면.

▲충남지역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노령인구가 대다수인 소규모 마을이 산재해 있어 파출소와 치안센터의 역할이 늘어나고 대전청 분리 이후 수부도시인 천안, 아산권의 치안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통팔달의 도로교통망이 갖춰지면서 여행성범죄가 늘어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비롯한 각종 크고 작은 개발문제로 인한 집단민원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노사갈등 요인도 항시 잠복해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획일적인 제도운용 보다는 먼저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지역별 치안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효율적으로 치안인력을 운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인력만 확보된다면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파출소 확대 설치가 바람직하다고 보며 교통사고 사망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인교통사고 예방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천안, 아산지역의 치안안정을 위해 지역사회협력치안을 바탕으로 인적 치안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지능형 CCTV 설치, 차량 탑재형 판독기 확대 보급 등 첨단 IT기술을 치안현장에 접목시켜 부족한 치안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안면도 꽃박람회가 목전으로 다가왔는데 행사기간 중 교통, 치안 등 경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말씀해주신다면.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꽃을 주제로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가해 이달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열리는 국제행사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경찰은 물론 지역 사회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이니 만큼 경찰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경찰에서는 이미 2002년 행사에서 드러난 문제점 분석을 마치고 전 기능이 참여하는 총괄지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미비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산서를 중심으로 이미 교통관리와 관람객 안전 확보를 위한 혼잡경비, 범죄 및 대테러 예방 등 종합치안대책을 수립해 일일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각종 사건사고와 불편 없이 2009안면도 국제꽃박람회에 많은 분들이 다녀가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관광 충남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방침입니다.


-취임 초 경찰의 정체성 확립을 주문했는데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있다면.

▲경찰의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찰관들이 유흥업소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경찰의 이미지마저 훼손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그 원인을 정체성 부족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관은 자신과 직업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이 있어야 합니다.

경찰관 한 명 한 명이 법을 집행하는 움직이는 정부기관으로 이러한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어야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공평무사한 업무처리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정체성은 경찰헌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헌장을 그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공정하고 깨끗하고 떳떳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전화하는 청장으로 유명하다고 하는 데, 왜 전화를 하는지 설명해주시죠.

▲취임 이후 20일 가량 지났는데 지금까지 170여 명의 직원과 유선을 통해 대화를 했습니다.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도 있겠지만 전화는 누구를 시켜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직접 수화기를 들고 있습니다다.

통화를 하면서 새삼 전화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전화를 하는 이유는 경찰관으로서의 나의 신념과 철학을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의 철학은 의로운 경찰, 청렴한 경찰, 부지런한 경찰 등 경찰 헌장에 나와 있는 덕목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화를 하며 범인을 검거한 직원, 노인들을 도와준 직원 등 다양한 사례를 접하게 됩니다.

그 때마다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도 직원한테 경찰헌장에 나와 있는 덕목들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곤 합니다.

경찰관들에게는 국민들이 고객이지만 청장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충남청장 재임 기간 동안 매일 아침 직원들과 통화하면서 직원에게 경찰의 임무와 책임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충남청 직원과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아 국민들의 안전과 법질서 확립을 책임진 경찰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기대와 염려가 담겨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충남경찰 가족 모두는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열정을 갖고 원칙에 충실한 프로경찰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확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정성을 다해 주민들을 섬기는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들께서 경찰에 따뜻한 애정과 격려를 보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경찰은 사기 백배하여 더욱 힘을 내어 모든 일을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주민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충남경찰로 거듭 날 것입니다.

경찰의 힘만으로는 어렵지만 자율방범대나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사회 구성원의 신뢰와 지원이 더해진다면 ‘전국에서 치안이 가장 안정되고 살기 좋은 충남’으로 도약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대담=오주영 사건법조팀장, 정리=강제일 기자, 사진=김상구 기자

<박종준 충남지방경찰청장 프로필>
◆ 인적 사항
- 본 적 : 충남 공주시 장기면 평기리 151
- 생년월일 : 1964년 11월 10일생(충남 공주 장기면 평기리)
- 가족관계 : 처 이향란(44세, 약사), 2녀

◆ 주요 학력
- 1976. 2. 공주중동초등학교 졸업
- 1979. 2. 공주봉황중학교 졸업
- 1982. 2. 공주사대부고 졸업
- 1986. 3. 경찰대학교 행정학과 수석 졸업(대통령상 수상), 대학 재학중 제29회 행정고등고시 최연소 합격
- 1993. 5. 미국 시라큐스(Syracuse)대 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 주요 경력
- 1986. 3(경위) 전경대, 기동대 소대장
- 1988. 7(경감) 치안본부 기획담당관실
- 1991. 8~1999. 7 (경정) 서울 양천경찰서 방범과장, 서울 동대문경찰서형사과장, 경찰청 기획담당 등 역임
- 1999. 7~2006. 2 (총경) 강원도 평창경찰서장, 충남공주경찰서장, 경찰청 마약수사과장, 청와대민정수석실 행정관, 서울 마포경찰서장, 경찰청 혁신기획과장 등 역임
- 2006. 2. 경무관 승진,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 2006. 9. (경무관) 경찰수사연수원장
- 2007. 6. (경무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
- 2008. 3. (경무관)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 2009. 3. 치안감 승진, 충남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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