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패션은 더 과감하고 화려하게

불황일수록 패션은 더 과감하고 화려하게

●올 봄 유행 패션아이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6 11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경기 불황과 패션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일단 유통업계에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라는 것이 존재한다. 소비자, 특히 여성들이 경기가 어려우면 립스틱 처럼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분위기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진다는 것이다. 불황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도 사실상 정설에 가깝다.

올해도 불황을 반영하듯 유통업계 곳곳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 더해 올 봄에는 더욱 과감하고 화려해진 다양한 패션 아이템이 눈길을 끌고 있다.

▲‘킬힐’에 분홍립스틱=불황 속에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높은 굽의 구두와 밝은 색상의 화장품이다. 올해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굽 높이가 한층 높아진 하이힐과 분홍 립스틱이 대세다.

예년에 비해 높은 굽의 하이힐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굽 높이가 10㎝를 넘는 이른바 ‘킬힐’이 인기다. 아찔해 보이기까지 하는 ‘킬힐’의 인기는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 위축된 자존심을 살리려는 여성들의 심리와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올 봄 출시된 여성 제화는 화려함이 한층 가미된 것도 특징이다. 구두 장식이 대체로 화려해 졌으며, 주로 전면 장식에 이용되던 비즈보석이 뒷굽에까지 차용됐다. 굽 표면에 금속 코팅을 하거나 화려한 보석 장식을 박은 구두들도 상당수 출시됐다.

역시 눈길을 끄는 것이 분홍 립스틱의 인기다. 전통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가장 손쉽게 화려함을 연출할 수 있는 붉은 계열의 립스틱은 불황기에 큰 인기를 끈다. 올 봄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듯 핑크 컬러의 립스틱이 강세다. 단적으로 한 화장품 브랜드의 핑크 컬러 립스틱은 출시된지 2년이 지난 제품임에도 올 봄 신제품 못지 않은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파스텔톤으로 화사하게=그룹 ‘소녀시대’의 스키니진으로 대변되는 이른바‘캔디’컬러도 올 봄 트렌드의 하나다. 쇼 윈도우가 온통 알록달록한 칼라로 채워지고 있다. ‘사탕같이 달콤한’ 느낌의 색상을 의미하는 캔디 컬러는 너무 강렬하지 않으면서도 선명하고 맑은 원색으로 화려함을 연출할 수 있어 인기다. 소녀시대의 스키니진 처럼 파스텔톤의 밝은 색상을 연상하면 된다.

이러한 캔디 컬러는 의류 뿐 아니라 화장품과 구두,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각종 생활용품에서도 큰 인기다.

올 봄 여성의류에서는 특히 노란색 계열의 상품들이 눈에 띤다. 노란 셔츠 등이 계절적으로도 화사함을 연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희망을 상징하는 색깔로 우울함을 날려 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화사해진 옷 색깔은 어두운 색상이 주류를 이루던 등산복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올 봄 등산복은 검정색의 비율이 대폭 줄고, 파스텔톤의 화사한 제품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꽃무늬도 인기=복고 열풍과 함께 한때 인기를 끌었던 꽃무늬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불황기 우울함을 떨쳐 버릴 수 있는 화사하고 화려한 색상의 봄 상품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꽃남방’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의류와 패션 아이템에 꽃무늬가 차용되고 있다.

여성 원피스는 물론이고 스카프와 구두 등 대부분의 상품군에서 꽃무늬를 활용해 디자인한 상품이 많아졌다. 꽃무늬 프린트를 이용해 화려하고 밝은 느낌을 최대한 살린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겉옷 뿐 아니라 속옷에서도 꽃무늬가 인기다. 또 꽃무늬 자체가 더 눈에 띠게 화려해 지기도 했다. 속옷에서도 잔잔한 무늬보다 커다란 꽃송이 처럼 대담한 디자인이 많이 보인다. 빨간 장미를 가득 그려넣고나 꽃무늬를 다양한 형태로 응용한 상품들도 대거 출시돼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시점에서 올 봄 패션계에는 화려한 색상과 아이템의 의류 및 액세서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화사한 패션으로라도 우울한 심정을 떨쳐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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