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봄 이사철 특수마저 사라져 대전지역 이삿짐센터가 울상을 짓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전세계약이 만료 되도 이사를 하지 않고 계약을 연장하는 등 이사비용이라도 아껴보자는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2일 대전지역 이사업체 등에 따르면 지역의 이사 업체 평균 매출은 지난해보다 40~60%까지 감소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서구 태평동 D 이삿짐센터는 올 3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떨어졌다. 통상 10~40일 전에 아삿짐 예약을 하는 특성상 4월 예약이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이번 달 예약은 10건에 불과해 작년 이맘때보다 15건이 부족한 상황이다.
D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불황 때문에 그런지 이사철인데도 손님이 전혀 없는 형편이다”며 “물가 상승 등으로 이사비용을 올려야 하지만 그나마 있는 손님마저 뚝 끊길까 봐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다른 이삿짐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구 탄방동 H 이삿짐센터는 올 3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감소했다. 이번 달 예약도 5건에 불과하다.
이사비용은 포장이사의 경우 50만~55만원(사다리차 포함)선으로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H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이사를 하려는 사람이 없어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중구 석교동 S 이삿짐센터도 이사비용 가격 거품을 제거했는데도 문의 전화는 뚝 끊겼다. 올 3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었고 이번 달 예약 건수도 10 여건에 그치고 있다.
S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2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이처럼 일감이 없기는 처음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이사철 특수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로 부동산 경기침체와 더불어 전ㆍ월세 및 신규 아파트 입주자들이 줄어드는 등 악재가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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