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막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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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막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2 2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2년 이상 한 곳에서 근무한 사회복지 담당자들이 이달 중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 보조금 횡령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마련된 조치지만 일부에서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회복지 업무의 특성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일부 자치단체에서 사회복지보조금 횡령이 잇따르자 비리 차단을 위해 2년 이상 근무자를 순환, 전보 조치할 것을 각 자치단체에 지시했다.

충남도는 이에 따라 현황 파악에 나서 이달 말까지 인사 기준을 마련해 대상자를 전보 조치할 방침이다. 도내에는 현재 651명의 사회복지담당자가 근무하고 있고 이 가운데 2년 이상 근무자는 모두 193명에 이른다.

하지만 사회복지 담당자들의 근무 연한 제한을 두는 조치는 사회복지 업무의 전문성을 떨어뜨려 더 큰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충남도내 16개 시군의 읍ㆍ면ㆍ동사무소에는 1~2명의 사회복지사들이 해당 지역 노인과, 생활보호 대상자 등 1000여명 이상의 주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복지 업무는 주민들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대상자들의 사정을 면밀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파악에만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

이들의 위치를 2년마다 재배치시킬 경우 업무 파악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단순 행정에 그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도내 한 사회복지업무 담당자는 “사회복지 담당자의 순환 근무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업무 파악에만 1년 이상 소요되는 사회복지 업무를 2~3년마다 바꿔야 한다면 제대로 된 정책 수행이 가능할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보기 목원대하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 있는 조치”라며 걱정했다.

변 교수는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2년 이상 근무자에 대한 인사 조치를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담당자들을 매도하지 말고 비리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검증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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