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지만,이날 김 연아 선수가 세운 세계 신기록인 종합점수 207.71점은 모르긴 해도 김연아 선수만이 갱신할 수 있지 않나 싶다.
▲ 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
국내 한 신문이 김 선수의 눈물겨운 도전기를 통계로 분석한 기사를 보면,한 분야에서 유일하고도 최고가 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김 선수는 1년중 300일을 연습했으며 매번의 훈련마다 30번씩 점프,결국 1년에 무려 9천번의 점프 연습을 반복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점프 성공률이 80%대에 머물렀다는 점인데,9천번의 점프중 20%인 1800번은 넘어지고, 주저 앉고, 부상을 입었던 실패였다.
도전에는 실수와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함께 따르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러한 실패를 극복했다는 점이며 흔히 드라마에 NG가 있기에 명장면도 나온다는 경험칙과도 같은 맥락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공 점프와 남자선수 못지 않은 속도,더 나아가 최고의 예술적 표현력을 두루 갖춘 김연아의 정상 등극은 역설적으로 한해 1 800번의 실패한 점프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야 한다.
김 선수의 이러한 열정과 시간 투자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공’한 사람들의 보편적 특징중에 하나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이상의 투자가 요구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루 3시간씩, 거의 10년의 세월을 변함없이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6세때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김 선수가 16세때인 지난 2006년 일본 NHK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따져보면 꼭 10년만에 세계정상에 섰던 것이다. 그렇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 전문가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독창성을 겸비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고 장기간 영예를 유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전문성의 함정 가운데 하나는 웬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익숙한 패턴만을 고집하고 반복한다는데 있다.
조그마한 환경변화가 닥치면 이를 낯설어 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왜 예전방식대로 했는데 안되지?’하는 푸념만 하기 십상이다.
웬만큼 성공했다해서 그 성공을 비판하는 자기성찰에 인색하기 마련인데,어제의 성공을 비판하는데서 미래의 성공이 놓여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다.
프로 입문 1년 만에 4경기에서 우승, 세계적 스타가 된 타이거 우즈는 1997년 경기 우승 후 자신의 스윙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꾸기로 결심하고 혹독한 훈련을 거쳤기에 지금의 골프황제가 됐다.
몇 번 우승에 도취하고,우승에 기여한 방식을 끝내 고집했다면 기라성 같은 경쟁자 틈바구니에서 오늘의 타이거 우즈는 없었을 것이다.
거꾸로 전문성은 없으면서 독창성만 있다해서 성과를 낼 수도 없다.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의 저자인 로저 마틴은 ‘전문성은 독창성에 힘을 부여하는 조건이고, 독창성은 다시 전문성을 강화하는 조건이다. 이렇듯 전문성과 독창성은 상호의존적이다’고 말한다.
독창성을 갖춘 전문가들은 또, ‘최고가 되겠다’는 구체적이고 철저한 목표설정과 이를 실천하는 특성을 갖는다.
최고의 춤 양복점 주인이 되려고 사람들의 온갖 체형을 터득하기 위해 3년간 목욕탕 때밀이 생활을 했던 사람, 수제 구두 제작의 거장이 되기 위해 사람들의 다양한 발 모양을 알고자 발마사지를 자청한 사람 모두가 이들이다.
김연아 선수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변함없는 시간투자와 열정,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굴하기 위해 과거 지향적 패턴을 과감히 벗어 던지는 용기.
무엇보다도 실수와 실패를 헛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었음을 우리는 김연아 선수를 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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