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칼바람 뒤숭숭... 직원들 "잔인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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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칼바람 뒤숭숭... 직원들 "잔인한 4월"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1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지난 31일 점심때 찾은 유성구 도룡동 소재 엑스포 과학공원. 행정안전부의 청산명령으로 공사조직 구조조정을 앞둔 과학공원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 분위기도 무거워 보였다. 관람객들이 드물게 보이는 가운데 각종 시설물의 녹슨 흔적은 과학공원의 세월을 보여주고 있었다.

간간이 현장학습을 나온 단체 관람객들이 눈에 띠었다. 인근에 현장실습 후 과학공원에 들렀다는 박용우(23ㆍ우송공대)씨는 “엑스포 과학공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대전의 상징인데 그런 소식을 들을 때면 아타깝다”고 말했다.

▲ 경영개선 명령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엑스포과학공원 직원들이 지난 31일 공원내 시설물 보수 활동을 벌이고 있다.
▲ 경영개선 명령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엑스포과학공원 직원들이 지난 31일 공원내 시설물 보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엑스포공원 직원들은 지난 19일 대전시로부터 경영개선 명령(법인청산) 이행계획 세부실행 방안을 통보받은 후부터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시가 통보한 이행계획에 따라 6월까지 전체직원 102명 중 31명을 감축하고 11월까지 22명을 더 줄이는 등 2010년 1월까지 최종 39명만 남기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방공사 대전엑스포 과학공원 법인을 2010년 1월 말까지는 청산하고 관리주체도 변경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과학공원 직원들이 느끼는 신분 불안은 더 크다.

엑스포 과학공원이 시작될 때부터 근무했다는 박모(49)씨는 “지난해 과학공원 청산명령이 내려진 후 이런 사태가 올 것을 예상했지만 3개월 만에 31명을 줄이겠다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엑스포공원의 정규직원이 아닌 시설관리 및 보수 등을 맡은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느끼는 신분불안은 극도로 치닫고 있다.

시설 관리를 맡은 김모(44)씨는 “가장 먼저 정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당하게 그만둘 수 있는 분위기라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학공원 노조 측에서도 대전시의 경영개선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명예·희망퇴직 수당이 다른 공사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학공원 노조의 한 관계자는 “경영개선이 어쩔 수 없는 방법이라면 직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나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청산명령 이행과는 별도로 엑스포과학공원 내 모든 행사는 차질없이 계획대로 치르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내달 10일부터 엑스포 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 일원에서 펼쳐지는 꿈돌이 사이언스 페스티벌과 동화마을 야간 공연 녹차정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청산이 완료될 때까지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과학공원 이윤구 홍보팀장은 “엑스포 과학공원 청산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업무에 최선을 다해 공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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