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거짓말도 세태반영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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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도 세태반영 진화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4-01 7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사례1=대학생 A씨(25)는 작년 만우절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같은 과 여학생이 좋아하고 있는데 먼저 고백하지 않겠느냐”라는 친구의 말에 그만 먼저 고백을 하고 말았다.

고백을 받은 그 여대생은 흔쾌히 승낙을 했고 캠퍼스 커플로 맺어져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 나중에 친구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된 A씨는 친구가 밉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만우절의 거짓말’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사례2= 주부 B씨(33)는 작년에 있었던 남편의 거짓말 사건을 떠올리면 웃음만 나온다.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복권 1장을 사왔는데 1등에 당첨됐다는 것이다. 그대로 믿었던 B씨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지만 얼마 전 복권당첨금 분할문제로 이혼까지 했다는 뉴스를 떠올린 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된 B씨는 조금의 아쉬움도 있었으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만우절인 4월 1일에 친구사이나 가족끼리 무심코 건네는 거짓말도 사회변화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랑 고백형, 복권 당첨형, 軍 입대형 등 그 유형도 가지가지.

요즘엔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핸드폰 문자나 메신저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시민들은 생활의 활력을 위해서 가벼운 거짓말에 한해 1년에 한번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119에 거는 장난전화에 대해서는 시선이 곱지 않다.

31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만우절 119 상황실로 걸려 온 장난전화는 모두 5건으로 하루 평균 2건 걸려오는 장난전화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우절 장난전화는 2006년 10건, 2007년 6건, 2008년 5건으로 2년 동안 절반가량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장난전화 현황을 보면 2006년 1679건, 2007년 1822건, 2008년 865건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감소 요인으로는 GIS와 신고자의 위치파악이 가능한 위치정보 시스템 도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장난전화로 적발되면 2004년 개정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최고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 119상황실 관계자는 “응급한 상황의 전화가 내 장난전화로 늦어진다면 귀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어 잘못된 인식에 비롯된 만우절 장난전화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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