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일한 특산인 미선나무는 환경부가 멸종위기식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어 특히 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충북 괴산군과 진천군, 전북 부안군 등 몇몇 군락지를 제외하고 미선나무를 보기는 쉽지 않은데 대전시 대덕구 읍내동 송규렴 선생의 별당 제월당(대전시 유형문화재 제9호)과 한밭교육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이 나무가 자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17년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미선나무는 원산지인 괴산군 송덕리, 추점리, 율지리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며 제월당과 한밭교육박물관에 있는 미선나무는 괴산에서 옮겨온 것이다.
은은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멀리까지 퍼져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미선나무 꽃은 개나리와 비슷하지만 작은 꽃잎이 통통하게 잘 익은 밥풀을 보는 듯 작고 깜찍한 게 매력이다.
▲ 한밭교육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미선나무와 활짝 핀 꽃. |
송 씨의 사위 정환일 씨는 “충남도 산림국장으로 재직했던 장인이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를 대전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괴산에서 옮겨 식재했다”면서 “장인은 나무와 꽃에 관심이 많은 식물학자로 제월당에는 미선나무 뿐 아니라 모과나무, 매화나무, 대추나무, 소나무 등 30여 종의 나무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월당 뒤편 후손들이 거주하는 본가에는 300년 된 벼락 맞은 모과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 조경수 70여종을 알기 쉽게 소개한 ‘녹색대화를 위한 나무랑 마주하기’란 책을 출간한 한밭교육박물관 도기래 과장은 “3월 중순부터 개화하는 미선나무는 영춘화와 함께 우리지역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사”라며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잘 자라는 나무지만 자생지가 몇 군데 안 된다는 희귀성 때문에 그 가치가 더한다”고 설명했다./임연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