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의 발목마저 붙잡고 있다. 좀 처럼 불경기를 모르던 예식업계도 덩달아 울상을 짓고 있다.
30일 대전지역 예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제난으로 인해 예정됐던 결혼을 미루거나 절차와 비용을 간소화하는 예비 부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대전지역 웨딩컨설팅업체에는 예년과 달리 경제사정 등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예정된 결혼 시기를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예비 부부들이 중ㆍ저가의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결혼 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물이나 혼수의 경우 최대한 간소화하는 알뜰족이 크게 늘면서 관련 업계는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고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울상을 짓고 있기는 예식장들도 마찬가지다. 결혼 건수 자체가 크게 줄어든데다 비용이 저렴한 예식장을 선호하는 예비부부들이 많아지면서 일부 예식장들은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예약률로 고심하고 있다.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한 예식장의 경우 실제 예년 같으면 이미 예약이 꽉 들어차 식장을 구할 수 없을 때지만, 올해는 예약률이 예년의 60~7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여행업계도 올 봄 신혼여행 상품의 예약률을 전년의 3분의 1정도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해외여행을 대신해 저렴한 국내여행 상품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웨딩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최근 결혼을 무한정 미루는 것 뿐 아니라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문제로 파혼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며 “최악의 경제 상황으로 전통적으로 경기흐름을 타지 않는 예식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미혼 직장인 15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48.1%가 경기불황으로 인해 결혼 계획을 미룬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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