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모(39ㆍ동구 가오동)씨는 3년 전 다니던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당해 현재 전업주부로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10년 이상을 다닌 회사에서 원치 않게 권고사직(구조조정)됐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홀대를 당한 기분”이라며 “직장에서 업무량이나 업무처리면에서 남자 직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는데 막상 실업자가 되고 나니 회사에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직장 내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은 재직 중인 직원뿐만이 아니다. 직장을 구하려는 여성들도 크게 애를 먹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중구 목동에 사는 배모(32)씨는 “지난해 출산문제로 인해 다니던 직장을 고심 끝에 그만두게 됐다”며 “아이도 어느 정도 컸고, 계속 집에서 놀면 바보(?)가 될 것 같아서 3개월 전부터 직장을 찾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고 호소했다. 석사과정을 마친 배씨는 “일할 곳만 생기면 생산직이든, 사무직이든 상관 없다”며 직장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지역 비경제활동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직장 내에서 여성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30일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국내 경제활동이 가능한 여성(15세 이상)은 지난달 현재로 모두 2039만9000명으로 이 가운데 비경제활동 인구는 절반이 넘는 1070만7000명(52.5%)으로 나타났다.
대전ㆍ충청지역의 경우 전체 203만5000명 가운데 비경제활동 여성 인구는 108만8000명으로 나타나 53.5%로 전국 평균보다 높게 파악됐다.
이와 함께 여성의 경우 직장 내 근로형태에서도 남성과 크게 차별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여성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정규직의 비율은 고작 37.4%에 그쳐 남성의 49.7%에 비해 크게 낮았고, 반대로 비정규직의 경우는 무려 28.5%로 남성(18.1%)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대전ㆍ충청지역도 국내 평균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 정규직은 34.3%(남성 47.3%)에 그쳤고, 비정규직은 26.1%(남성 17.3%)를 기록했다.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여성인력이 불합리한 차별 없는 고용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에 대한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며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히 촉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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