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내구연한 11년 넘은 거짓말 탐지기 사용

대전경찰이 내구연한이 11년 이상 지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하는 등 일부 장비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따라서 날로 흉포해지고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비하려면 구식 장비 교체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30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조달청이 정한 내구연한 기준을 초과한 장비는 모두 92종 1153점에 달한다.

연수별 수량으로는 5년 이하 경과한 장비가 1112점으로 가장 많았으며 6~10년 32점, 내구연한 기준을 11년 이상 지난 ‘구닥다리 장비’도 9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장비의 경우 각종 범죄 수사에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지만 ‘한 물간’ 물건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대전청에서 단 1대밖에 없는 거짓말탐지기는 내구연한이 11년 이상 지났다. 새 거짓말탐지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아직 보충이 이뤄지지 않아 오래된 장비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보안수사에 주로 활용되는 입체음향세트 9대 중 3대는 내구연한이 6~10년 지났으며 나머지 6대도 5년 이하로 내구연한이 지났다.

보안용카메라의 경우 11년 이상 5대, 5년 이하 21대 등 모두 26대가 장비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제대로 쓸 수 있는 기간이 만료됐다.

이밖에 무선 송수신기 24대, 차량번호판독기 2대, 진압차 4대 등 범죄 수사와 연관되는 장비 또한 내구연한(5년 이하)을 넘긴 구식이다.

경찰관 생명에 직결되는 장비도 노후화됐다. 테러 진압이나 강력 사건 현장에서 경찰의 생명을 보호해 주는 방탄조끼 40개도 내구연한이 5년 이하로 경과한 제 철 지난 장비다.

경찰은 내구연한이 지났다고 해서 업무에 사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후 장비를 새것으로 바꾸는 일은 여간 어렵지가 않다고 실토했다.

대전청 관계자는 “새 장비 필요성은 있지만, 고질적인 예산 부족문제에다 본청에서 수사, 생활안전 등 각 분야에 예산이 정해져 내려오기 때문에 지방청에서 필요한 장비를 제때 사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며 “특히 일부 장비는 경찰이 구입하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일괄 사 배분하는 경우도 있다”고 새 장비 구입의 어려움을 전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